“라면 값 내릴까”…라면株는 어디로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0일 0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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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최대 7%대 주가 하락
해외 시장 성장 등은 긍정 요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라면 값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한 마디에 라면 제조업체 주가가 하루 만에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농심은 전 거래일 대비 2만6500원(6.05%) 하락한 4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0만원 밑으로 내려가 39만4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이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이어 2분기 성장세 전망에 지난 8일 52주 신고가(45만6000원)를 경신했던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삼양식품(-7.79%), 오뚜기(-2.94%)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주말이었던 지난 18일 추 부총리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으로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이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영향이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소비자단체가 가격을 조사해서 영향력을 행사했으면 좋겠다. 업계도 밀 가격이 내렸으면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정부의 라면 값 인하 권고에 하락했다”며 “추 부총리가 라면 가격 조정 필요성을 언급해 업계의 실적 악화 우려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13.1%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2월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조사 발표에 긴장하던 라면 제조사들은 추 부총리의 발언에 울며 겨자먹기로 인하를 검토 중이다.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한 가성비 소비 트렌드로 업종 톱픽으로 손꼽혔던 농심 등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앞서 증권사들은 인플레이션으로 구매력이 감소한 소비자들이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소비 행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면 판매량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소비트렌드는 가성비 수요로 이에 따라 저가 포지션의 라면 수요가 견조하다”며 “원가 측면에서도 아직까지 유틸리티비 부담이 있지만, 농심의 주요 원재료인 밀, 팜유 가격 하향 안정세가 뚜렷한 만큼 2분기부터 투입원가 하락에 따른 마진스프레드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밀했다.

다만 단순 판매 가격 외에도 해외 시장 수요 증가, 러시아 흑해 곡물 협정 재연장과 곡물 생산비용(비료) 안정화 흐름 등 투입곡물가 부담이 완화되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경우 해외 시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올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의 26%, 50%가 해외로부터 창출되며 이익 기여도가 상승한다”며 “특히 미국 2공장 가동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1위 사업자와의 점유율 역전도 기대해볼 수 있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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