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사고액 19%는 감정평가 활용한 계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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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평사와 짜고 평가액 부풀린 듯
HUG, 보험가입 위한 감평법인 지정

지난해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대신 갚아달라고 한 금액의 20%는 감정평가액을 부풀렸던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범이 감정평가사와 짜고 시세를 알기 어려운 신축 빌라 평가액을 높게 잡아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업(Up) 감정’ 수법이 광범위하게 쓰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정평가서를 이용한 전세보증보험 사고 금액은 2234억 원(96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전세보증보험 사고 금액(1조1726억 원)의 19.1%에 해당한다.

감정평가서를 이용한 전세보증보험 사고 금액은 2018년 8억 원에서 2019년 22억 원, 2020년 52억 원으로 증가하다 2021년(622억 원) 급등했다. 지난해 사고액은 2021년보다 3.6배로 뛴 수준이다.

이는 HUG 전세보증보험의 허점을 노린 전세사기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신축 빌라는 시세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보험 가입 시 주로 감정평가액을 활용한다. 감정평가법인을 집주인이 지정할 수 있어 집주인과 감정평가사가 짜고 평가액을 부풀리는 것이 가능한 구조였다. 문제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HUG가 지정한 감정평가법인 40곳에서만 보증보험 가입을 위한 감정평가를 하도록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hug#전세보증사고액#감정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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