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칠 때 떠나는 ‘넷플’ 창업자…리드 헤이스팅스, 25년 만 퇴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0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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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를 탄생시킨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25년 만에 물러난다. 지난해 다소 침체됐던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다시금 크게 반등하는 상황에서 퇴진을 결정한 것.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2억3000만명을 넘어섰다.

헤이스팅스 CEO는 20일 성명을 통해 “우리 이사회는 수년간 후계 계획에 대해 논의해왔다(창업자도 진화해야 한다)”며 “앞으로 저는 기업 창업자들이 CEO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나서 자주 맡는 역할인 회장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와 최근 우리 사업 내부에서 이어진 어려움들은 우리의 역량을 시험했다. 하지만 이같은 어려움은 성장에 대한 보장과 수익을 다시 높일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찾아내면서 놀라울 정도로 잘 관리됐다”며 “저는 우리의 첫 25년이 너무 자랑스럽고, 다음 25년이 너무 기대된다. 우리는 기업으로서 새로운 모멘텀과 성장을 다시 가속화할 수 있는 확실한 길로 2023년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97년 넷플릭스를 설립한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 2020년 7월 테드 서렌스를 공동 CEO, 그렉 피터스를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임명하고 이들 두 사람에게 넷플릭스의 관리를 위임해왔다. 서렌스 CEO는 계속해서 CEO직을 맡게 되며, 그렉 피터스 COO가 헤이스팅스 CEO의 뒤를 이어 CEO로 승진하게 됐다.

헤이스팅스 CEO가 일선 경영에서는 물러나게 되긴 했지만, 회장 직함을 맡아 향후 이사회와 이들 공동 CEO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헤이스팅스 CEO는 자선 사업 투자, 넷플릭스 주가 관리 등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헤이스팅스 CEO의 퇴진과 함께 발표된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넷플릭스의 4분기 신규 가입자는 월가의 예상치(457만명)을 크게 웃도는 766만명이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넷플릭스의 글로벌 이용자는 약 2억3100만명으로 기록됐다.

넷플릭스는 이같은 가입자 증가 추세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광고 요금제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1월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에 광고형 요금제를 우선 출시했다. 한국의 경우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시청하면 기존 넷플릭스 기본 요금제 베이식(9900원) 요금의 절반 수준인 5500원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 해상도는 720p이며 다운로드 기능은 지원되지 않고 동시 시청은 1명으로 제한된다.

애초에 국내외에서는 이같은 광고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이용자 반응이 주를 이뤘으나, 예상을 깨고 광고요금제가 실적 반등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는 게 넷플릭스의 설명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광고요금제를 진작에 도입했어야 한다”며 광고요금제의 수익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 외에도 수익성 확대를 위해 ‘계정공유’에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칠레 등 남미 일부 국가에서 지난해 3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계정 공유 요금제’를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1억명이 계정 공유를 통해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헤이스팅스 CEO는 “저는 테드 서렌스와 그렉 피터스 공동 CEO의 리더십과 앞으로의 25년을 전보다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그들의 능력에 대해 기대가 된다”며 “우리는 세상을 더 즐겁게 하고 우리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기쁨을 전달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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