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꿔 다세요” 편의점 브랜드 ‘점포 쟁탈전’ 치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0일 0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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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가 새해부터 ‘간판 쟁탈전’에 나섰다. 편의점 가맹 본부들은 매년 점포 개발 및 출점을 전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연말연초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협약을 발표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가맹점을 유지하고 새로운 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3월 미니스톱이 세븐일레븐에 흡수합병되면서 계약 만료된 미니스톱 점포가 새로운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업계에선 미니스톱 점포 간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편의점 점포 수 1위는 CU다. CU는 2021년 말 기준 1만5855개의 점포를 운영했고, GS25가 1만5499개의 점포를 운영해 그 뒤를 이었다.

편의점 업계는 출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포 수를 수시로 공개하지 않고, 1년에 한 번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는 정보공개서를 통해서만 점포 수를 알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는 올해 제출되는 정보공개서에 반영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1년간 신규 출점하거나 타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단 점포의 영향으로 CU와 GS25의 점포 수는 1만6000여개를 훌쩍 넘은 것으로 예측한다. 이들의 뒤를 이어 세븐일레븐은 2021년 말 기준 1만1173개의 점포를 운영했다.

다만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월 미니스톱을 흡수합병하면서 미니스톱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꿔다는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점포 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난해 말 기준 1000개의 미니스톱이 세븐일레븐으로 새롭게 출점했다.

업계 4위 이마트24는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를 공개했는데 6365점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말연시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 협약을 발표하며 브랜드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기존 운영 중인 가맹점을 유지하고, 신규 가맹점을 발굴할 뿐 아니라 타 브랜드를 자사 브랜드로 바꾸기 위한 전략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올해 편의점 업계가 가장 강조한 상생협약은 폐기 등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혁신으로 점포 운영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CU는 발주 지원금 확대(폐기 지원금 향상)를 우선적으로 내걸었다. 41개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월별 최대 폐기 지원 한도를 점포당 기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폐기 걱정 없이 적극적으로 신상품을 도입할 수 있도록 기존 신상품 도입 지원금 제도(월 최대 15만원)는 현행 유지하고, 장기간 판매되지 않은 상품들을 반품할 수 있는 ‘저회전 상품 철수 지원 제도’를 신설했다.

GS25 역시 오랜 기간 판매되지 않은 저회전 상품들을 반품할 수 있는 ‘재고처리 한도’를 연간 102만 원으로 늘렸다. 세븐일레븐도 푸드간편식(스파게티, 우동 등) 카테고리의 폐기 지원을 기존 최대 40%에서 50%로 확대한다.

디지털 혁신을 통한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도 눈에 띈다.

세븐일레븐은 간판원격 제어, 전력 사용량 제어 등이 가능한 통합관제시스템을 도입해 점포 관리 편의성을 높이고, 에너지 비용 절감을 돕는다. 또 심야 무인 운영 점포를 겨냥해 신분 확인 및 인증이 가능한 담배·주류자판기를 전략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마트24도 올해 ‘디지털 혁신 원년의 해’로 삼고 업무 전반에 ICT기술을 접목해 고객 편의를 높인다. 심야 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화 한 통으로 매장 출입이 가능한 ‘스마트 출입인증기’를 도입한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화한 차세대 PDA를 선보이는 것 등이다. 스마트 담배자판기를 차례로 도입하고, AI(인공지능)기반 주류 판매 자판기는 테스트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업계는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히트상품 개발에 힘쏟는 동시에 가맹점주에 대한 혜택을 강조한 상생 협약으로 수익성 좋은 점포를 가지고 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며 “점포 수가 일정 부분 도달해야 히트상품 개발을 위한 제조사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매년 점포 개발·출점 목표를 세우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계약이 종료된 미니스톱 간판을 누가 많이 가져올 지도 업계의 관전 포인트다.

아직 브랜드 계약이 남은 곳은 기존처럼 미니스톱으로 운영하거나 새롭게 세븐일레븐 간판으로 바꾸는 선택지 뿐이지만, 계약이 끝난 곳은 세븐일레븐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달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미니스톱의 히트상품이었던 치킨과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을 지속해서 판매해 수익 수단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 등을 내세우며 브랜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니스톱에서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 단 점포 수는 1000여 개로, 이는 전체 미니스톱 점포 2600개 중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수합병 1년도 안 된 시점에 40% 가까이 브랜드를 전환한 만큼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속도라면 연말까지 전 점포의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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