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전기차’ 없는 혼다는?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8일 16시 27분


코멘트
국내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혼다의 전기차 출시 계획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신형 전기차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혼다의 전기차 고민이 더 늦어질 경우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높다.

1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2040년까지 모든 차량 생산을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판매 비율을 2030년 40%, 2035년 80% 비율로 높이고, 6년 동안 5조엔을 투입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동화 계획은 현대차나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이 2030년 전후로 내놓은 청사진과 비교하면 크게 늦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통한 혼다의 전기차 신차는 2026년 출시 예정인데 국내 도입은 빨라야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전동화 계획이) 솔직히 늦었지만 늦었다는 것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26년 나오는 모델을 중심으로 어느 것이 한국 시장에 더 잘 맞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 하이브리드 차를 더 발전시키고 고객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통한 서비스 만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전환 시점이 늦어진만큼 당분간은 장점이자 강점인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혼다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 흐름에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특히 전기차 시장 진입이 다소 늦은 만큼 선두 주자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개발이 더딘 브랜드로 꼽힌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소니와 공동 개발한 첫 전기차 ‘아필라’를 선보였지만 아직 프로토타입(시제품) 성격이 짙다. 제네럴모터스(GM)과 합작한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프롤로그’는 개발 3년 만인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제외하고 혼다가 단독으로 출시한 전기차는 ‘혼다e’가 유일하다. 2020년 출시된 혼다e는 배터리 완전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190㎞ 수준에 불과해 주행거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혼다가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전기차 계획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국내 완성차 업계가 점령한 상황에서 혼다가 하이브리드차 외길 노선을 계속 선택할 경우 판매 활로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와 EV볼륨닷컴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팔린 신차 10대 중 1대는 전기차로 나타났다. 전세계 신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 감소한 8060만대이지만 이 중 순수 전기차 판매 대수는 780만대로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제조사별로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미국 테슬라가 1위, 중국 비야디(BYD)와 상하이자동차(SAIC)가 각각 2~3위다. 신차 판매량이 감소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은 전기차 판매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와 협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으나 전기차 시장에서 지금보다 더 뒤쳐지면 혼다의 생존은 앞으로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