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랐지만 시중은행 예금금리 인상 ‘일단 보류’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13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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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3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3 사진공동취재단
13일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지만, 시중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즉시 올리지 않을 전망이다. 가계 대출 수요가 줄고 있는데다 은행채 발행 재개로 자금 조달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0%로 0.25%p 올렸다.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속히 올리지 않을 분위기다.

은행은 보통 은행채 발행과 수신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로 수익을 낸다. 그런데 지난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은행채란 선택지를 잃은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오를 때마다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채권 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며 그간 막혔던 은행채 발행이 제한적으로나마 재개됐다. 지난해 은행 예금으로 돈이 대거 모여들면서 여유자금도 넉넉한 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2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818조43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조5700억원 늘었다.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경기 악화 상황이 겹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줄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이 1년 새 2조6000억원 줄어들면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 18년 만에 역대 처음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수신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가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는데다, 기껏 안정을 찾은 자금시장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은행들은 직전 11월 금통위에서도 수신금리 인상 결정을 보류했었다. 이후 연 5%를 넘었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3~4%대로 떨어졌다.

은행들은 당분간 시장 추이를 보면서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 상황이 계속되는 한 금리를 올리더라도 제한적인 특판이나 적금 위주로만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고 자금시장도 안정세를 찾은 상황이라 금리를 올릴 유인이 떨어진다”며 “향후의 수급상황을 보면서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시그널이 계속되는 한 은행들이 ‘눈치보기’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과 타 은행 상황을 보고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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