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우려에…작년 전세보증 발급건수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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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9일 0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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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3.1.3. 뉴스1
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3.1.3. 뉴스1
이른바 ‘빌라왕’ 등 전세 사기 피해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속출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국토교통원회 소속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HUG 전세보증 발급건수‘에 따르면 지난해 HUG에서 발급한 전세보증은 23만7797세대다.

이는 지난 2021년 23만2150세대에 비해 소폭 늘어난 수치다. HUG는 지난 2013년 9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을 출시했는데, 출시 이후 역대 최대다.

이는 최근 들어 ’빌라왕‘ ’빌라의신‘ ’건축왕‘ 등 전국적으로 전세사기가 판을 치자, 반환보증보험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역전세난이나 집값이 내려가 경매로 넘어가는 등 보증금을 돌려받기 힘들 때, HUG에서 먼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앞서 수도권 일대에 1139채의 빌라를 갭 투자 형태로 사들인 ’빌라왕‘ 김모씨의 경우 지난해 10월 사망한 바 있다. 그의 전세사기 사례는 지난 2021년부터 서서히 드러났는데, 이 시기 즈음부터 반환보증보험 상품 가입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발급건수는 △2018년 8만9351세대 △2019년 15만6095세대 △2020년 17만9374세대 등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빌라왕의 사기 사례가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 2021~2022년 사이 발급건수가 크게 늘었다.

발급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54조45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50조5508억원 대비 4조원 가까이 는 금액으로 역시 최대다. 연도별 반환보증보험 발금금액은 △2018년 19조367억원 △2019년 30조6444억원 △2020년 37조2595억원 등으로 늘고 있다.

그사이 HUG가 임대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9241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 2021년 5040억원 대비 83.4%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반환보증보험 사고금액은 1조1731억원으로, 지난 2021년 579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정부는 보증이 필요한 임차인들을 100% 보호한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보증이 필요한 임차인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100%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HUG 등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비중은 50% 정도밖에 안 되고, 전체 보증금 중 20% 정도만 보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상담하고 개별 건 지원하는 것 넘어서 보증, 바깥에 찬바람 부는 범죄 위험에 있는 분들, 깡통전세 위험에 있는 분들을 안전지대로 안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HUG의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HUG의 ’보증한도 현황 및 추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 HUG의 보증배수는 59.7배로 추정된다.

보증배수는 재전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기자본 대비 보증금액 비율을 말한다.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르면 공사의 총액 한도는 자기자본의 60배를 초과할 수 없다. 올해 말이면 이 한도에 육박한다.

보증배수 추정치는 지난해 말 52.9배, 올해 말 59.7배, 내년 말엔 66.5배에 이른다. 법정한도를 넘어서면 공사는 다른 보증보험상품을 공급할 수 없다. 한도를 넘었기에 전세금 반환보증도 중단될 수 있다. 이에 HUG는 상반기 중 자본 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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