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오자마자 완판”…동학개미 새해 관심은 채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5일 14시 25분


코멘트
새해 벽두부터 증권사가 판매한 특판 채권이 개인투자자들 관심에 힘입어 조기 완판됐다. 새해에도 주식 거래대금은 여전히 늘지 않고 있지만 높아진 이자 수익과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로 인해 채권으로의 머니무브는 계속되고 있다.

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총 150억원 한도로 판매한 특판 채권 2종이 이틀 만에 완판됐다.

100억원 규모로 판매된 ‘신한은행(신한은행25-04-이-2.5-B)’ 채권은 올해 10월30일을 만기로 하는 이표채(3개월)다. 표면이자율은 1.15%로 1억원을 투자하면 3개월마다 29만원 가량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세전 환산수익률이 약 4.553%, 매수 수익률은 4.0%다.

내년 5월 만기인 산은캐피탈(산은캐피탈666-2) 이표채(3개월) 50억원 규모도 한도 소진으로 판매가 종료됐다. 세전환산수익률은 약 5.866%며 매수수익률은 5.1%, 표면이자율은 1.48%다.

이번 채권 특판은 대신증권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수요를 반영해 마련한 이벤트다. 영업지점과 온라인 창구를 통해 판매했으며 최소 주문 단위는 1000원이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번주 내로 2차 특판이 약 100억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며, 개인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매주 이 정도 규모로 채권을 판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개인 대상 채권 판매에 뛰어든 건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채권 시장 큰손으로 떠오르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장외 채권 시장에서 총 20조6113억원을 순매수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21년 전체 순매수(4조5675억원)보다는 4배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주식 거래대금이 2020년 말 약 35조원에서 2021년 말 20조원로, 올 초 10조원대까지 급감한 것과 대조된다.

원래 채권은 주식에 비해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다는 인식에 개인 관심이 크지 않은 상품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가 크게 오르고 주식 수익률이 부진해지면서 높은 금리로 발행된 회사채와 금융채 등이 투자자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희권 메리츠증권 광화문금융센터 지점장은 “물가 피크아웃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4분기 채권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며 “시기를 알 순 없지만 금리 인상이 둔화되고 빠지기까지 시작한다면 싼값에 들어가 매매차익을 보려는 투자자와 높은 금리로 만기 투자하려는 투자자 모두에게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중개 채권 라인업을 늘리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투자 편의성을 높인 점도 채권 개미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 증권사들은 MTS를 통한 채권 중개를 제공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외화 채권을 중개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일부 증권사들은 애플 등 미국 기업 회사채와 신흥국 국채, 신종자본증권, 전자단기채권 등까지 MTS 중개 범위를 넓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온라인으로만 소액 판매한 채권 매수 규모는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가 줄어들며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채권 중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금리가 더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엔 실질금리 상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등 채권 투자 매력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