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글로벌 공략 ‘기술 로드맵’ 발표… “발전효율 35% ‘꿈의 셀’ 2026년 양산”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10월 13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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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효율 1% 향상 ‘탑콘 셀’ 내년 4월 상업생산
미국 조지아공장 생산 확대… IRA 수혜 전망
‘꿈의 셀’ 탠덤 셀 양산 추진… 최근 28.7% 기록
탠덤 셀, 셀 상·하부서 서로 다른 영역 빛 흡수
한국공장 생산능력 연간 4.5→5.4GW 확대
퍼크 셀(3.9GW)·탑콘 셀(1.5GW) 생산 병행

한화큐셀 진천공장
한화큐셀 진천공장
한화솔루션이 고효율 셀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을 강화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기술 리더십 제고에 나선다. 10년 이상 태양광 셀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확보한 역량을 바탕으로 차세대 제품을 생산하고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서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은 12일 큐셀부문(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에서 차세대 태양광 기술 방향성을 담은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 기존 퍼크(PERC) 셀보다 1% 이상 효율을 향상시킨 탑콘(TOPCon) 셀을 내년 4월부터 상업생산하고 2026년 6월에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계 태양광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는 퍼크 셀은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빛을 반사시켜 발전 효율을 높인 제품으로 평균 효율은 약 23%다. 탑콘은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시제품 효율은 약 24.4% 수준이라고 한다. 셀 효율이 올라가면 모듈 설치 면적 대비 전력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작은 면적에서도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11월부터 연간 300메가와트(MW) 규모 탑콘 셀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총 1800억 원을 투자해 한국공장 셀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4.5기가와트(GW)에서 5.4GW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중 1300억 원이 탑콘 셀 양산을 위한 라인 전환과 설비 도입에 투입된다. 내년 4월부터는 연간 3.9GW 규모 퍼크 셀과 1.5GW 규모 탑콘 셀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현행 생산능력인 연간 4.5GW는 1년 동안 620만 명이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최경덕 한화큐셀 운영팀장은 “탑콘 셀 제조공정은 기존 퍼크 셀 제조공정과 호환성이 높아 대규모 퍼크 셀 제조라인을 보유한 진천공장에서 제조하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인 탑콘 셀을 활용해 연간 20~30% 수준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태양광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진천사업장 태양광 수출액은 올해 약 1조7000억 원에서 내년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생산한 탑콘 셀을 활용해 만든 고효율 모듈 제품으로 미국의 주거 및 상업용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수혜도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공장은 설비 증설을 통해 내년 하반기에 3.1GW(현재 1.7GW) 규모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탑콘 셀 이후 차세대 제품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 개발도 순항 중이라는 평가다. 오는 2026년 6월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독일 헬름홀츠연구소(HZB)와 협력해 최대 28.7% 효율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최고 효율 기록이다. 탠덤 셀은 상부 셀과 하부 셀을 연결해 상부 셀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등 단파장 빛을 흡수하고 하부셀에서는 실리콘이 적외선 등 장파장 빛을 흡수하는 원리다. 위아래 층에서 서로 다른 영역대 빛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론상 한계 효율은 무려 4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양산 시에도 35% 이상 효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화큐셀 측은 전했다. 재생에너지 학계에서는 기존 퍼크와 탑콘 등 실리콘 기반 셀의 발전 효율한계가 이론적으로 최대 29%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이 연구 중인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기반 탠덤 셀 시제품
한화큐셀이 연구 중인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기반 탠덤 셀 시제품
이로 인해 태양광 업계에서는 차세대 태양광 시장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완전한 페로브스카이트 셀의 중간단계인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기반 탠덤 셀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험 단계에서 압도적인 효율을 보이지만 열과 습기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높은 온도의 공정을 거쳐야 하는 상용화 단계에서는 생산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2020년 탠덤 셀 국책과제 연구기관으로, 2021년에는 탠덤 셀 기반 모듈 공정 국책과제 연구기관으로 각각 선정된 바 있다. 국내 탠덤 셀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양병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개발팀장은 “기존 셀 대비 최대 2배 이상 효율을 높인 탠덤 셀 연구·개발에 집중해 미래 태양광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통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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