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복지프로그램 긴밀 연결 필요, 수요자 중심 맞춤 서비스로 전환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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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복지 프로그램들의 연결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복지 프로그램들의 연결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복지 프로그램이 수백 개에 이르고 정부 예산의 3분의 1을 복지에 쓰고 있다. 제도 자체는 굉장히 많지만 공급자 위주로 서로 연결이 안 돼 있다. 중복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제도를 통합해 단순화하고 수요자 중심의 맞춤 서비스를 해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숨진 서울 창신동 모자 사건이나 수원 세 모녀 사건 등이 발생한 이후 정부가 복지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민관협력을 통한 사회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만난 서 회장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업을 소개하며 지역단체 및 정부와 효율적으로 연계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지역별 복지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전국 117개 시군구에서 지역주민이 봉사자로 참여해 복지 소외계층을 찾아내 정부나 민간 자원에 연결해 주는 ‘좋은이웃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좋은 이웃들 자원봉사자는 수만 명에 이른다.

또 기업이나 개인이 기부한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결식아동이나 홀몸노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국내 최대 물적 나눔 시스템인 ‘푸드뱅크’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푸드뱅크 사업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노숙인 및 결식아동 음식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된 ‘식품 등 기부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7개 광역푸드뱅크 등 전국 450여 개 푸드뱅크(마켓)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부액이 24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한 해에만 1만3500여 개 시설 및 단체와 33만6000여 명의 홀몸노인과 결식아동, 저소득 가정의 개인을 지원했다. 푸드뱅크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재난 재해에 대응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머전시 푸드팩’도 그중 하나다. ‘이머전시 푸드팩’은 긴급 지원이 필요한 대규모 재난 발생 지역에 즉각 푸드팩을 지원하는 긴급지원 형태와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 소외 계층에 푸드팩을 지원하는 상시 지원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해와 올해 농심과 손잡고 1만 팩씩의 이머전시 푸드팩을 지원했다.

서 회장은 “어려운 사람을 찾아 굶지 않게 하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라면서도 “단순히 음식만 제공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을 살피고 정부의 사회복지 시스템 등과 연결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 프로그램끼리의 연결과 수요자 중심의 통합 맞춤형 대안이 필요하다”며 “내년에 협의회가 관련 연구를 진행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좋은이웃들 사업의 경우 시군구마다 자원봉사자가 400∼500명은 된다. 지역민들끼리는 서로를 잘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서 회장은 “이런 분들을 지역 기업 및 협동조합, 정부와 연계하면 복지공동체 형성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사회복지협의회가 이 중심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예산 때문에 사회복지협의회가 전국 226개 시군구 중 163개에만 설치돼 있지만 전국 모든 시군구에 협의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 회장은 “정부는 복지기관을 새로 만들 것이 아니라 기존 단체가 가진 수단과 역량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의회와 같은 단체를 통해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서상목#한국사회복지협의회#푸드뱅크#복지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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