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노후주택 6253가구 새 단장…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DA 스페셜]
다솜둥지복지재단
홀몸 어르신 등 농촌 취약계층에 주택 특성 반영해 맞춤형 지원
올해 59개 단체 봉사 활동 참가
정부-기업 차원의 지원 확대 필요…일반인은 홈페이지서 후원 가능

장흥군 관산읍 임모 할아버지의 집에서 농촌집고쳐주기 봉사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장흥군 관산읍 임모 할아버지의 집에서 농촌집고쳐주기 봉사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여름도 많은 비가 내렸다. 우리 주변에는 필수 주거시설인 부엌과 화장실이 거주 공간 밖에 있고 내부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지 못한 채 오염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이웃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실외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농촌 주민에게 비는 기피 대상일 수밖에 없다.

다솜둥지복지재단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지역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희망가(家)꾸기 농촌집고쳐주기’ 운동을 15년째 이어가고 있다. 2008년 38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253가구를 지원해왔다. 지원 가구 유형은 홀몸 어르신, 장애인,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 농촌 취약계층이다. 지원 분야는 싱크대 설치, 입식 부엌, 화장실, 도배·장판 교체 등 필수 주거시설과 창문 및 현관문 교체, 천장 및 지붕 수리, 단열·난방 등이다.

농촌집고쳐주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봉사자들.
농촌집고쳐주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봉사자들.
가구당 예산은 평균 500만 원으로 다소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주택 노후 정도와 가구 유형에 따라 차등 지급하여 더 많은 가구에 꼭 필요한 필수범위 개선에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호진 다솜둥지복지재단 사무국장은 “농촌 취약계층의 주택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삶의 질 향상과 농촌 지역의 공동체 활성화를 이루는 것이 재단 사업의 목적이며 궁극적으로 농촌인구 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운동”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각 지역 봉사단체들의 관심과 참여가 지속해서 확대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재단의 사업 목적과 뜻을 함께하는 단체도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44개 단체가 참여한 데 이어 올해 59개 단체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단체로 활동 중인 한국농어촌공사의 KRC봉사단은 지사별 봉사자들이 소속 지역에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올 5월 KRC봉사단의 장흥지사는 지역 내 2가구의 집 고쳐주기 봉사를 완료했다.

공사 전 임모 할아버지의 집 외부에 있던 화장실.
공사 전 임모 할아버지의 집 외부에 있던 화장실.
공사 후 집 내부로 옮긴 화장실.
공사 후 집 내부로 옮긴 화장실.
장흥군 관산읍 임모 할아버지는 실외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어 비 오는 날엔 이용이 불편하고 겨울이면 낙상의 위험이 있었다. 봉사단은 약 10일간의 공사 끝에 집 안에 화장실 설치를 완료하였다. 할아버지는 공사가 끝난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 보여주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봉사자 이진 씨는 “심장 장애와 허리가 불편하신 어르신께서 화장실을 가실 때 집 밖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쓰시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라며 “이제는 편하게 집 안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실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라고 전했다. 또 재단 관계자는 “농촌에 열악한 가구가 많아 할아버지께서 수혜 대상자가 되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며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취약계층의 가구들에 빠른 도움을 주기 위해선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2019년 실시한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면 단위 농촌 지역의 30년 이상 노후화된 주택이 73만8000가구(읍 단위 포함 시 104만 가구)이고 2021년 재단의 농촌집고쳐주기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면 단위 농촌지역 취약계층은 22만4000가구로 추정된다. 재단과 정부가 매년 700여 가구의 집수리를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농촌 취약계층 수십만 가구에 대한 농촌집고쳐주기 사업 지원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와 많은 기업의 후원이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확대를 위한 지역사회와 전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재단의 입장이다.

한편 일반인도 후원을 통해 농촌집고쳐주기에 이바지할 수 있다. 다솜둥지복지재단 관계자는 “홈페이지의 ‘후원하기’ 메뉴를 통해 재단과 뜻을 함께할 수 있다”라고 방법을 전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da 스페셜#da#다솜둥지복지재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