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비스 울고, 클라우드 웃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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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1분기 실적 발표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던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들이 잇따라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누렸던 디지털 광고 특수가 끝나는 가운데 최근의 세계 경제 혼란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680억1000만 달러(약 86조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전년 대비 34% 매출이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됐다. 순이익도 1년 전보다 8% 감소한 164억 달러(약 20조7000억 원)에 그쳤다.

알파벳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것에 대해 외신은 전 세계적인 경제 혼란으로 기업, 사업체들의 디지털 광고 지출이 타격을 입은 여파로 분석했다. 특히 세계 최대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의 부진이 눈에 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리트어카운트는 유튜브 광고 매출액이 75억1000만 달러(약 9조50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68억7000만 달러(약 8조7000억 원)에 그쳤다.

미국 CNBC는 “많은 사람들이 집에 갇혀서 영상에 집중했던 팬데믹 기간 유튜브는 알파벳의 주요한 성장 엔진 중 하나였다”며 “적어도 올 1분기에는 이 음악(성장)이 멈췄다”고 밝혔다. 최근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 역시 1분기에 전 세계 유료 가입자가 전 분기보다 20만 명 줄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팬데믹 특수가 끝나갈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상하이 봉쇄에 따른 공급망 붕괴 등 거시경제 상황 악화가 디지털 미디어 광고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 등의 요인이 경제 전망과 기업의 광고 지출 의지를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주당 3000달러까지 올랐던 알파벳 주식은 26일 시간외 거래에서 2.7% 추가 하락하면서 23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최근 주요 빅테크가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MS 애저, 윈도 서버 등이 포함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6% 상승했다고 밝혔다. MS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 등의 성장에 힘입어 올 1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18% 증가한 494억 달러(약 62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글 역시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는 큰 폭의 매출 증가를 보여줬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45%나 증가한 58억 달러(약 7조3000억 원)로 나타났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동영상 서비스#클라우드#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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