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지수 또 최고치…가속도 붙은 ‘전세의 월세 전환’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6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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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난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임대차3법과 금리인상 등으로 아파트 월셋값이 크게 오르는 반면 월세 아파트 매물은 부족해지면서 월세 난민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6일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4월 서울 KB월세지수(2019년 1월=100)는 111.8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용면적 95㎡ 이하 중형 아파트의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한다. 월세지수는 2015년 12월~2020년 7월 사이 3년 6개월 동안 99.7~100.3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임대차2법이 시행된 2020년 7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2020년 8월 100.4를 시작으로 이달 111.8까지 매달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인천과 경기의 이달 월세지수도 각각 113.1, 112.4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간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전세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반전세와 월세로 고개를 돌리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또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세입자 조세 부담 전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대책에 따른 전세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월세 수요와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주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전세는 반전세로 바꾸거나 월세는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세입자들에게 세금을 전가 시키고 있다”며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의 원인 중 하나가 세 부담 강화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전체 거래량은 1만8244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7029건으로 38.5%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2월 33.9%(1만4719건 중 4991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월세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평균 월세 임대료는 1월 124만9000원, 9월 125만2000원, 3월 125만3000원 등으로 올랐고, 월세 보증금도 2월 2억404만원, 3월 2억419만원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로 청년층과 1인 가구가 많이 주거하는 형태인 월세는 임대차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주거 계층으로 분류된다. 월세 난민이 속출하고 월세 가격이 뛰게 되면 서민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월세 시장이 불안해지자 청년 월세 한시특별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1년짜리 임시방편인 만큼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임대차3법이 오는 8월 시행 2년을 맞으면서 전세와 월세 가격이 들썩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또 최근 초고가 월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월세 가격 불안 우려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보면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41㎡(100평)는 지난 9일 보증금 4억원, 월세 2600만원(36층)에 임대차 거래가 이뤄졌다. 갤러리아포레가 준공된 2011년 이후 동일 면적에서 2000만원대 월세가 거래된 것은 처음이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면적 156㎡(59평)의 경우 지난 11일 보증금 3억원, 월세 1400만원(23층)에 거래되며 이 평형 최고가 월세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강남구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면적 273㎡가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6층)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돼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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