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비상…2분기 수입곡물 가격, 14년만에 최대 상승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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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수입 곡물 가격이 전 분기보다 10%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물가가 4% 넘게 오른 가운데 앞으로도 곡물 가격 상승이 예상돼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국제곡물 4월호’에 따르면 올 2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58.5로 전 분기에 비해 10.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도 전 분기 대비 13.6% 오른 163.1로 추산됐다. 두 지수 모두 2008년 4분기(10~12월)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2015년 수준을 100으로 잡고 곡물의 국내 수입단가와 환율, 유가 전망치 등을 이용해 산출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 해상 운임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해운 운임지수인 발틱 건화물 운임지수(BDI)는 3월에 전달보다 34.9%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도 1221.27원으로 2월보다 23.52원(2.0%) 올랐다. 2분기에는 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1~3월)에 구매한 물량이 반입된다.

곡물 수입단가는 이미 전년 대비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식용 밀의 수입단가는 t당 44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 올랐다. 옥수수와 콩(채유용) 역시 각각 31%, 19% 상승했다. 사료용 곡물도 1년 전에 비해 10~31%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사료용 옥수수의 수입단가는 t당 324달러로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밀과 대두박(콩 부산물)도 각각 25%, 10% 올랐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 식품의 원재료 값이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식품 가격 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칼국수, 자장면, 냉면 등 밀가루를 주로 사용하는 제품들은 벌써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의 칼국수 가격은 올해 2월 평균 7962원(1인분 기준)으로 지난해 2월보다 8.9% 상승했다. 자장면 가격도 7.9% 올랐고, 냉면 값은 10.6%로 상승 폭이 더 컸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더 깊어지고 있다. 3월 밀 선물가격은 t당 421달러로 한 달 전보다 42.1%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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