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이자 더 오른다” 반전세로 갈아타는 세입자들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7일 08시 28분


코멘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2.4.5/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2.4.5/뉴스1
다음달 결혼을 앞둔 30대 A씨는 서울 서대문구의 아파트를 고민 끝에 반전세로 계약했다.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로 계약하면 보증금 1억원당 월 33만원의 이자를 부담하는 꼴이지만 반전세는 월 30만원으로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3만원 차이지만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을 고려하면 반전세를 택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갈아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임대차3법 시행 2년이 돌아오면 전세 보증금이 더 뛸 것으로 보여 이런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17~4.979%로 5%에 육박한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전세 보증금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비싼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주택의 전월세전환율은 4.7%로 1년간 4.7~4.8%를 맴돌고 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 4.979%보다 낮다는 것은 월세보다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입자들은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있다. A씨처럼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을 고려해 애초에 반전세를 택하는 사례도 있다.

수요가 늘면서 반전세 가격 상승 폭도 커지고 있다. KDI가 1월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준월세는 전분기 대비 0.8%, 준전세는 1.2% 오르며 모두 전 분기보다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KDI는 “전셋값에 대한 부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세수요가 월세로 이동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세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계속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8월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청구권 적용 주택의 재계약이 돌아오면서 보증금이 뛸 가능성이 높다. 부담이 커진 세입자들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과 국내 기준금리 인상 등에 시장이 반응해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당분간 오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실수요 위주인 전세대출 차주의 부담도 늘어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