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다” “내린다” 동상이몽에 거래 뚝…새 정부 세제 변화에 촉각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4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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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대선 이후 주택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거래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 탓에 잠실, 압구정, 대치 등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단지들의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는 매매 거래가 성사된 게 한 건도 없다”며 “매물이 있지만 전혀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854건에 불과하다. 실거래 신고 기간(30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작년 11월(1366건), 12월(1125건)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12월과 비교할 때 강남구(69→34건)와 서초구(72→42건), 송파구(67→38건) 등 강남3구의 거래량 감소율이 -41.6~-50.7%로 서울 전체 평균(-24.0%)보다 두드러진다.

이처럼 시장에 매물도 적고, 매수자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이유는 집주인과 매수자 간 희망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내달 대선이 부동산 시장 방향성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일단 매매 자체를 대선 이후로 미루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대선이라는 똑같은 상황을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가 상반된 생각을 하면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에 대한 시그널을 주고 있기 때문에 매수자들은 대선 이후 완전히 하락반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매수 시기를 늦추고 있고, 집주인들은 대선 이후 가격이 추가 반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주(7일 기준) 송파구(-0.02%), 강동구(-0.02%) 아파트값 변동률이 하락하는 등 최근 강남4구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선 현장 관계자들은 뚜렷한 가격 하락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거래량이 급감한 상태에서 급매물 한두 건이 거래되면서 나타난 착시현상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강동구 천호동의 한 공인중개 사무소 관계자는 “호가를 내리겠다는 집주인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다들 ‘안 나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선 이후를 기다리고 있어서 뚜렷하게 가격 하락 움직임이 있는 건 아니다. 이에 비해 매수자들은 훨씬 낮은 가격을 원하는데 거래가 되겠느냐”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대선 유력 후보 모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를 언급한 만큼 사실상 시행 시기 결정만 남겨둔 상태로 이에 따른 시장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수석위원은 “누가 집권하든 양도세 한시적 감면은 빨리 시행 할 가능성이 높다”며 “종부세 과세 기준일이 6월1일이기 때문에 4~5월 중에 할 것으로 보인다. 매물이 나오면 가격이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아직까지는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우세하지만 대선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되면서 보유세 기준일인 6월을 앞두고 세금 회피성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4구 중개업소들도 양도세 중과 한시적 감면 여부와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 사무소 관계자는 “누가 되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없애겠다고 하니까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러면 거래가 좀 이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공인중개 사무소 관계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없어지는 순간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살아나게 된다”며 “금액적인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확실히 메리트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감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에 집을 가진 사람 중에 2주택자가 별로 없다”며 “강남의 2주택자들은 이미 다 처분했든지 아니면 증여했든지 다 끝났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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