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기획]AI가 동선 파악… 대한통운, 작업시간 3분의 1로 단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CJ대한통운, 디지털 전환으로 ‘미래형 물류’ 실현

CJ대한통운이 21일 경기 군포시에 문을 연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AGV(고정 노선 운송 로봇)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상품이 담긴 작업 선반을 나르고 있다(왼쪽 사진).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포장 부자재들은 AMR(자율 주행 운송 로봇)가 
옮긴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이 21일 경기 군포시에 문을 연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AGV(고정 노선 운송 로봇)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상품이 담긴 작업 선반을 나르고 있다(왼쪽 사진).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포장 부자재들은 AMR(자율 주행 운송 로봇)가 옮긴다. CJ대한통운 제공
전통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이 혁신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한다. 2023년까지 2조5000억 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기술 등을 개발해 디지털 전환을 추구함으로써 ‘미래형 물류’를 실현할 계획이다. 또한 풀필먼트센터를 추가로 세우는 등 풀필먼트 관련 인프라를 현재의 8배 수준으로 확장하면서 전국의 모든 물류를 처리하는 ‘이커머스 매트릭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혁신 기술 개발을 위해 800명의 전문 인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택배 사업은 소포장 전담 시설인 ‘멀티포인트’를 적극 활용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작업을 최적화하는 한편, 신(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체계를 구축해 더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과 판매자, 소비자들에게 융합형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물류의 미래, 첨단기술 총망라
CJ대한통운은 21일 경기 군포시에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기존 물류센터 2층에 무인 운송 로봇, 스마트 패키징 등을 적용해 상품, 박스 운송 작업 등을 자동화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첨단기술을 도입한 3자 물류(3PL) 풀필먼트센터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는 AGV(Automated Guided Vehicle·고정 노선 운송 로봇), AMR(Autonomous Mobile Robot·자율 주행 운송 로봇) 등 128대의 무인 운송 로봇이 작업자들의 운송 작업을 돕는다. AGV는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해 작업에 필요한 빈 박스를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작업자가 주문 정보에 맞춰 박스에 상품을 넣으면 AGV가 다시 이를 싣고 포장 작업 공간으로 이동한다. 쓰고 남은 빈 박스 등 작업 중 발생하는 잔여 부자재들은 AMR가 옮긴다. AGV의 운영으로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의 출고 처리 능력이 일반 작업 층 대비 33%가량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장 작업도 스마트 패키징 시스템을 통해 자동화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의 크기, 물량에 맞춰 적합한 박스를 자동으로 선택해 제작한다. 상품이 박스에 담긴 후에는 3차원(3D) 스캐너가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완충 포장기가 빈 공간에 적량의 완충재를 자동으로 투입한다. 테이프 및 송장 부착, 지역 분류 등의 작업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자동화 과정을 통해 꼭 필요한 양의 자재만 활용하기에 포장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센터 내 포장 부자재로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만을 사용함으로써 CJ대한통운을 비롯해 고객사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양한 설비와 기술이 적용돼 풀필먼트센터가 대형화되고 고도화될수록 작업자들과 관리자들은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디지털 전환에 첨단 기술뿐 아니라 이를 관리하는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군포 풀필먼트센터 전체 공간 5개 층에 AI 기반의 ‘디지털 트윈’을 도입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실제 사물을 가상세계에 동일하게 구현해내는 기술이다. 풀필먼트센터를 본뜬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물류 설비의 위치, 작업 속도 및 동선 등을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운영 프로세스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장 작업 시간을 현재보다 3분의 1정도로 단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군포 풀필먼트센터의 운영 상황을 데이터화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완성할 예정이다. 향후 군포 외 다른 풀필먼트센터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전국 물류센터에는 ‘물류센터 제어 시스템(WCS·Warehouse Control System)’이 적용돼 자동화 로봇 및 설비를 통합 관리한다.

○ 디지털 전환으로 물류 시장의 리더 도약
CJ대한통운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는 효율적인 물류 관리를 통해 팬데믹 이후에도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류 산업은 노동 집약적, 경험 집약적 구조에서 디지털 집약적 구조로 급변하고 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 산업이 발전하며 당일 배송, 새벽 배송, 즉시 배송 등 더 빠르고 편한 배송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최근 빚어진 반도체 품귀 현상 등에서 목격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서도 물류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이에 지난달 창립 기념사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의 독자적인 첨단 물류 기술은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Solution) 물류기술연구소’에서 탄생한다. 이 연구소에는 연구원 150여 명이 근무하며 무인 지게차·모바일 로봇, 분류·포장 자동화, 상하차 자동화, 자율주행 수송, 친환경 물류 운영 등 혁신 물류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12개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이 기술들을 사업 현장에 접목해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김경훈 TES 물류연구소장은 “로봇 기술을 도입한 현장 자동화, AI 및 빅데이터 기반의 상시 운영 최적화, 디지털 전환 기반 시스템 구축 등 핵심 기술을 강화해 국내 최고 수준의 물류 연구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cj대한통운#미래형물류#스마트 풀필먼트센터#물류 ai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