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배터리 내재화 안 한다”… 테슬라·폭스바겐과 노선 차별화

  • 동아경제
  • 입력 2021년 11월 22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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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생산은 배터리 업체가 맡을 것”
‘청년희망온’ 파트너십 체결 행사서 언급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추진 중… 시기·차종 미정
정부 청년 일자리 행사서 3년간 4만6000명 고용 약속
“청년 일자리 창출은 현대차그룹 의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청년희망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청년희망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배터리 셀 연구는 가능하지만 생산은 배터리 업체가 맡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2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정부와 함께 진행한 ‘청년희망온(ON)’ 6번째 파트너십 체결식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따라 내재화 계획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한 것으로 현재로선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기차 강자 테슬라에 이어 자동차 판매 세계 1위 업체 폭스바겐까지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다. 때문에 글로벌 4위 기업인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내재화 여부도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정 회장 발언은 배터리 내재화를 사실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업체와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정 회장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년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인지 묻는 질문에 “전기차는 오는 2040년까지 비중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터리는 물론 반도체 공급 문제가 모두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을 진행하고 있고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부터는 아니고 생산 개시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미국 내 생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화답하는 차원으로 미국 내 전기차 관련 사업에 8조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74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를 미국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미국 투자 발표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모두 국내에서 수출한 물량이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이 중국 광저우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선보인 제네시스 GV70 전기차를 내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GV70 전기차에는 SK온(SK이노베이션)이 공급한 배터리가 탑재됐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열린 정부 주관 청년희망온 행사에서 향후 3년간 직접 채용으로 3만 명, 인재육성과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만6000명 등 총 4만6000명 규모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그룹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래사업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UAM), 수소에너지,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서 신규 인력 채용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행사에는 정의선 회장과 공영운 사장, 김견·김동욱 부사장 등 현대차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업으로서 사업을 번창시켜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또 그 일자리에서 청년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의무”라며 “로보틱스와 UAM,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등 중점 미래사업을 중심으로 인재들이 가지고 있는 원천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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