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고기보다 빠른 고기 생존… 은행 시스템도 빠른 변화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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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나선 KB국민銀

“큰 물고기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살아남는 세상이 됐습니다. 은행 시스템도 가속화된 고객의 변화를 더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바뀌어야 합니다.”

KB국민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이끄는 윤진수 국민은행 테크그룹총괄 부행장(57·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예금, 대출 등 은행의 핵심 거래를 처리하는 전산 시스템인 ‘메인프레임’(대형 컴퓨터)을 ‘클라우드’(가상 서버)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은행들이 일찌감치 탈(脫)메인프레임에 나선 가운데 그동안 국민은행이 뒤처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윤 부행장은 “4년 전부터 클라우드를 어떻게 우리 시스템에 적용할지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들이 이제 빛을 발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빙산 밑에 안 보이는 90%가 잘 갖춰져야 고객들이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부행장은 삼성전자, 삼성SDS 등에서 빅데이터를 담당했던 디지털 전문가다. 그는 국민은행의 메인프레임 전환이 ‘서비스로서의 은행(BaaS·Banking as a Service)’을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BaaS는 다른 기업들이 ‘오픈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은행 서비스를 결합한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윤 부행장은 “궁극적으로 BaaS형 뱅킹 플랫폼을 구현할 방침”이라며 “국민은행이 오픈 API를 제공해 다른 기업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이달 말 ‘KB ONE(원)’ 클라우드 구축도 마무리한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 손해보험, 카드사 등 KB금융 계열사들이 함께 활용하는 클라우드 인프라다.

윤 부행장은 이 같은 내부 시스템 개선을 기반으로 국민은행의 ‘고객 중심 서비스’가 더 혁신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의 시스템은 ‘계좌 중심’으로 돼 있어 고객의 수요를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고객의 요구를 360도로 들여다보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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