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다이내믹스 공중제비 시연하는데”… 디자인만 선보인 ‘테슬라봇’ 가능 여부 의구심↑

  • 동아경제
  • 입력 2021년 8월 27일 16시 37분


코멘트

테슬라, 내년 로봇 공개 발표
‘AI Day’서 모형만 공개
업계 “테슬라봇 실체 더 지켜봐야”
로봇 기술 가치·중요성 재입증 평가
파쿠르 시연한 보스톤다이내믹스 관심↑
현대차그룹 올해 초 보스톤다이내믹스 인수

지난 19일 테슬라가 ‘AI 데이(AI Day)’를 열고 로봇 개발을 발표한 가운데 이에 대한 뒷이야기가 꾸준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움직이지 않는 로봇 모형을 옆에 두고 내년에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술이 탑재된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관련 제원과 성능 등은 모형 로봇과 기술 소개 자료로 대신했다.

테슬라 지지자들은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다운 행보라고 환영하면서 앞으로 등장할 ‘테슬라봇’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테슬라봇 디자인의 경우 기존에 선보인 산업용 및 연구용 로봇과 확실히 차별화됐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에서 등장할 것 같은 매끈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테슬라봇 실체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언론과 업계 관계자들이 수십 년간 연구개발에 매달려야 쌓을 수 있는 로봇 개발 노하우를 테슬라가 1년 만에 따라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10년 동안 테슬라 측이 말한 개념의 로봇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봇 발표와 함께 자동차 업계 로봇 기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사실 테슬라가 발표하기 전에도 완성차 업체들은 로봇 기술 내재화를 추진해왔다. 로봇에 탑재되는 센서와 구동 기술 등은 실제로 자동차에도 탑재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초 세계 최고 수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갖춘 보스톤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로보틱스를 미래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테슬라보다 한 발 앞서 발표한 것이다. 미국에 일론 머스크가 있다면 한국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있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도 현대차그룹 일원이 된 보스톤다이내믹스를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AI DAY 전날 일론 머스크 여자 친구로 알려진 가수 그라임스는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테슬라 로고 스티커가 부착된 보스톤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공개하기도 했다.
파쿠르 시연 중인 보스톤다이내믹스 아틀라스
파쿠르 시연 중인 보스톤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이런 상황에서 보스톤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 로보틱스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보스톤다이내믹스는 테슬라 AI DAY가 열리기 이틀 전 2족 보행 로봇인 ‘아틀라스’가 파쿠르(Parkour)를 시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파쿠르는 장애물을 통과하는 훈련의 일종이다. 각종 장애물을 사람처럼 통과하고 점프와 공중제비까지 해내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보여줬다. 특히 두 로봇이 서로를 인지하고 호흡을 맞춰 동시에 공중제비를 하는 모습과 점프하거나 균형을 맞출 때 사람처럼 팔을 이용하는 세부 모션이 인상적이다.

인간형 2족 보행 로봇인 아틀라스는 지난 2013년 처음 선보였다. 이후 개선 버전을 꾸준히 발표했고 수년 간 이어진 연구개발 끝에 올해 공중제비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완성한 것이다. 아틀라스 존재 자체가 2021년 디자인과 제원 공개에 그친 테슬라봇 1년내 실현 가능성에 의심을 더하는 요소로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봇이 실제로 내년에 출시되더라도 기술 측면에서 수년에 걸친 노하우를 갖춘 아틀라스 등 기존 로봇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파쿠르 시연 중인 보스톤다이내믹스 아틀라스
파쿠르 시연 중인 보스톤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선도적인 기술 기업 이미지를 확보하고 소프트웨어 파급력 확대를 위해 미래 방향성에 로보틱스 개념을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테슬라 로봇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가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은 해당 산업 가치와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입증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봇 등장과 함께 보스톤다이내믹스와 손잡은 현대차그룹의 선택이 다시 조명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