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효과로 짜파게티 매출 2000억 돌파… 펄펄 끓는 ‘라면 빅3’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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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밥 수요 늘며 판매 호조
짜파게티, 작년 3억4000만개 팔려… SNS서 모디슈머 레시피로 인기
신라면 4400억-진라면 2200억 매출… ‘메가 브랜드’로 입지 굳혀

‘목이버섯, 양파, 파, 고기, 죽순, 양송이 넣고 하나뿐인 짜파게티 만들기.’

‘드디어 3n년(30대 나이를 표현) 만에 인생 짜파게티 조리법을 찾았습니다…트러플오일 짜파게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짜파게티로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나오는 21만9000여 개의 게시물 중 일부다. 2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짜파게티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어나며 2190억 원을 기록했다. 개수로는 모두 3억4000만 개에 이른다.

짜파게티의 인기와 함께 국내 라면 시장의 3파전 양상이 공고해지고 있다. 원래 라면 시장에서 국내 연매출 2000억 원을 넘긴 제품은 농심 신라면(4400억 원)과 오뚜기 진라면(2200억 원)뿐이었다. 여기에 짜파게티가 합류하면서 라면 시장 ‘빅3’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식품 시장에서는 연매출 2000억 원이 넘는 제품을 ‘메가 브랜드’라고 부른다.

짜파게티는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는 재미 때문에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화제성을 가늠하게 해주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수는 신라면(14만6000개)과 삼양식품 불닭볶음면(19만5000개)을 압도한다.

대표적 ‘모디슈머(새로운 사용법을 만들어내는 소비자) 레시피’로 꼽히던 ‘짜파구리’는 지난해 2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사람이 늘어나자 ‘짜파구리’ 외에도 조리법에 여러 변주가 생겨났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는 다른 라면은 물론이고 만두소와 계란 등 다양한 재료와 섞어 즐기는 독특한 레시피를 무수히 창출해내며 친근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통적 강자들의 입지도 한층 탄탄해지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 1위인 신라면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4400억 원치가 팔리며 메가 브랜드를 넘어 ‘초(超)메가 브랜드’(연매출 5000억 원 이상)를 바라보고 있다. 닐슨코리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8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1500억 원 규모로 5년 만에 14% 넘게 커졌다. 이 중 신라면은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 수출 역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약 4200억 원어치가 팔렸다.

오뚜기 진라면은 2013년 매출 1000억 원을 넘긴 데 이어 2017년 2000억 원을 넘어서 메가 브랜드로서 시장의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약 2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라면업계의 호조 속에 신라면, 진라면, 짜파게티 등 ‘빅3’ 제품의 입지가 탄탄해졌다”며 “신규 브랜드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익숙한 제품을 새롭게 변용해 즐기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전통 스테디셀러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기생충#짜파게티#라면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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