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재산이다”… 올해 석박사 1000명 신규 채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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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AI 분야… 역대 최대 수준
4차 산업혁명시대 이끌 우수 인재 확보
코로나 사태로 ‘삼성고시’ 온라인 시행
전자-전기-증권-화재보험 등 계열사
내달 하반기 신입 공채 일제히 스타트

삼성은 올해 처음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 시험으로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시험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지만 신입 공개채용 일정을 늦추지 않기 위해 시험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응시생들을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올해 처음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 시험으로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시험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지만 신입 공개채용 일정을 늦추지 않기 위해 시험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응시생들을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기업의 본분은 고용 창출과 혁신, 투자다. 2년 전 약속 꼭 지키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2월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2018∼2020년 180조 원 투자, 4만 명 고용’을 약속한 바 있다.

투자 발표 후 2년이 지난 삼성의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이달 초 삼성에 따르면 3년 동안 국내 투자 130조 원 약속은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까지 137조 원 투자가 단행된다. 투자 달성에 따른 고용 약속도 지켜졌다. 지난해까지 2018∼2020년 목표치(약 4만 명)의 80% 이상이 채용됐고, 올해 말까지 4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상적인 3년간 채용 수준(2만∼2만5000명)보다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삼성의 노력은 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 기업이 채용을 포기하거나 인력을 줄였던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1∼6월)에도 투자와 고용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삼성전자 국내 직원 수는 10만6700명으로 지난해 말(10만5257명) 대비 1400여 명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이 지속적인 시설투자를 벌이면서 직원 수가 대폭 늘었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외에서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박사급 인력 500여 명을 신규 채용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말까지 석박사 인력 5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한 해 동안 석박사 인력 1000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것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올해 신규 채용된 박사급 인재들은 4차 산업혁명의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 AI, 소프트웨어 산업 부문에 집중돼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 가전제품 및 전장부품 등 기존 삼성전자의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기술들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최근 채용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똑똑하게 만들 수 있는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2018년 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총 18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인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와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사업 분야의 우수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 해내겠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 시험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에 동참하고, 대규모 현장 시험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온라인 GSAT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그동안 학교 등을 빌려 대규모로 치러온 지필고사보다 온라인 시험이 사회적 비용을 축소하고, 응시자 편의를 높이는 등 장점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응시생들은 대부분 자택이나 기숙사 등에서 개인 컴퓨터로 GSAT에 참여했다. 삼성은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생들 모두 시험 진행 중 스마트폰으로 본인과 모니터를 촬영하게 하고, 이 모습을 감독관들이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감독관들은 응시생들의 책상 밑, 창문 상태까지 사전에 확인하고 시험 도중 모니터를 가리는 행동 등 특이한 행동을 금지시키는 등 부정행위 가능성을 철저히 막았다.

삼성 관계자는 “GSAT 응시생 대부분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를 일컫는 Z세대)라 온라인 시험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며 “사전 예비소집 등을 통해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휴대전화 거치대 등을 우편 발송하는 등 응시생들이 최대한 안정적 환경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국내외 수만 명이 응시하는 대규모 시험을 ‘온라인’이라는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오프라인 집합방식 시험을 선호해 온 국내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채용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아직 채용계획 및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도 삼성 온라인 GSAT가 좋은 참고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하반기에도 활발한 채용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9월경 하반기 대졸(3급) 신입사원 공채 공고를 위해 막바지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전기, SDI, SDS 등 전사 계열사뿐 아니라 생명, 증권, 카드, 자산운용, 화재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도 내달 일제히 공고를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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