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효과보나…서울 아파트 경매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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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13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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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0.5.4 © News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0.5.4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부동산 경매가 재개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지만 서울의 경우는 예외다. 특히 정부 규제로 인해 고가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수가 건당 1명대로 떨어지는 등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역시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의 온도차가 뚜렷한 편이다.

13일 법원경매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의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올해 1월 4.8명에서 2월 7.9명으로 증가하다가 3월 코로나19 사태로 대거 입찰기일이 변경되면서 건당 1명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달 5.4명을 기록하면서 회복세에 있다.

가격대별로는 15억원을 기준으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올해 1월 4.3명에서 2월 6.3명으로 늘어난 이후 3월 1명, 4월 1.8명으로 두달 연속 1명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반해 15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1월 4.9명, 2월 8명을 기록했다. 3월에는 물량 자체가 적어(8건) 한건도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4월에는 건당 5.8명으로 회복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15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경우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며 “3월 이후 응찰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현금부자들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만큼은 아니나 수도권에서도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의 경매 경쟁률은 차이가 나는 편이다. 올해 1~3월만 해도 수원·성남·용인·안양의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14.4명, 14.5명, 13.2명을 기록했으나 4월 들어 8.2명으로 상승세가 줄었다.

반면 의정부·군포·남양주·안산·화성 등 비규제지역의 경우 올해 1월 건당 응찰자가 8.1명에서 2월 14.1명, 3월 14.3명, 4월 15명으로 뜨거운 경매 열기를 보인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역시 지난해 상반기 평균 80%대에서 올해 4월 102.3%를 기록하면서 계속 커지고 있다.

지지옥션 측은 정부의 ‘2·20 대책’ 이후 규제지역의 경매 열기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수원(영통·권선·장안구)과 안양(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에 신규 편입했다. 과천, 성남, 남양주(별내·다산동), 용인(수지·기흥)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기존 60%에서 9억원 이하 50%·9억원 이상 30%로 낮췄다.

오명원 연구원은 “2·20 규제 발표 직전까지 수도권 주요 규제지역의 평균 응찰자수가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4월 들어 진정세를 보이는 중”이라며 “이와 달리 비규제지역의 경우 평균 응찰자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추가 경매물건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위기가 가중된다면 이로 인한 매물이 하반기부터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경매 매물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보통 경매 개시결정 이후 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봤을 때 올 하반기부터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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