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美생산 확대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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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의존 줄이자” 美공장 신설 나서… 대만 TSMC-삼성 美유치도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 내에서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에 집중돼 있는 반도체 공급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진 것이 주요 요인이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및 미중 갈등 여파로 반도체 기술의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공급망을 보호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 및 기업들의 오래된 우려를 재부각시킨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 등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것 외에 한국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대만 TSMC 등의 공장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려는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인텔과 이미 미국에 신규 공장을 짓는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그 슬레이터 인텔 정책·기술담당 부사장 역시 WSJ에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며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기업 중 최우선적으로 미국에 유치하려는 곳은 대만 TSMC이다.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수탁 생산) 기업으로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수많은 미국 기업의 주문을 받아 시스템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약 54%를 차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TSMC도 이미 핵심 고객인 미 애플과 손잡고 미국 내 공장을 짓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미 상무부, 국방부 내부 관계자와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TSMC 측은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팹 건설 계획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 내 생산은 비용, 인력 등 받아들이기 힘든 비용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이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미국에도 분명한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공장을 두고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테슬라,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이 공장은 지난해 매출 3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 일부 관료들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의 위탁생산(CMO) 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TSMC에 이어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약 15%를 차지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

서동일 dong@donga.com·임보미 기자
#트럼프#미국#반도체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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