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식량 생산·유통 장애…가격지수 작년 1월 이후 최저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1일 1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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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O 세계식량가격지수 석 달째 하락세
원유 가격 하락에 설탕·유지류 가격도↓
유제품·육류 역시 수요 줄면서 가격 내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량에 대한 수요가 줄고 세계 공장의 생산·유통에 차질이 생기면서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석 달째 하락하고 있다.

팜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등 유지류와 육류, 설탕, 유제품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크고 작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4월 기준 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를 인용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170.7포인트)보다 3.4% 하락한 165.5포인트(p, 2002~2004년 평균=1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163.9p)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속해서 오르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2월부터 하락해 석 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낸 곡물을 제외하고 육류, 유제품, 유지류, 설탕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모두 내렸다.

설탕 가격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전월(169.6p)보다 14.6% 하락한 144.9p를 나타냈는데, 원유 등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설탕 공장이 사탕수수 원료 등 바이오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을 늘리면서 수출 공급량이 늘어난 반면 수요는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유지류 가격은 전달(139.1p)보다 5.2% 내린 131.8p를 기록했다. 역시 석 달 연속 하락해 2019년 8월(133.9p) 8개월 만에 최저치다.

팜유의 경우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함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식품, 에너지 분야 수요가 부진함에 따라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두유·유채씨유는 수요 부진과 함께 미국 내 대두 분쇄량이 예상치를 웃돌았던 이유로 가격이 하락했다. 예외적으로 해바라기씨유는 수출 가용량이 제한적이라는 우려 때문에 수입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반등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96.2p로, 전월(203.5p)보다 3.6% 하락했다.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이며 1년 전(215.0p)과 비교하면 -8.8% 크게 떨어진 것이다.

수입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재고와 수출 공급량이 늘어 버터,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의 가격이 10% 내렸다. 반면 오세아니아에서의 생산량이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하고 있어 치즈 가격은 완만히 반등했다.

육류 가격은 지난 3월(173.5p) 대비 2.7% 내린 168.8p로, 넉 달 연속 하락했다.

코로나19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육류 가공이 감소했지만, 경제 불황, 물류 장애, 봉쇄(lock down) 등으로 인해 외식 분야 수요가 줄면서 재고와 수출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중국에서 수입 수요가 소폭 회복됐지만, 다른 국가들에서의 수입 수요 하락을 상쇄하기엔 불충분했다는 것이다.

곡물 가격지수 역시 전월(164.3p)보다 0.2% 하락한 164.0p로 확인됐다. 통상 -0.4%에서 0.4% 사이의 변동은 안정세로 간주한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러시아가 곡물 수출 할당량(쿼터) 소진에 따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이외 국가에 대한 밀 수출을 중단하면서 밀 가격이 전월 대비 2.5% 올랐다. 쌀 가격 역시 일부 국가에서의 임시 수출 제한 조치나 물류 장애 등으로 인해 전달 대비 7.2% 치솟았다. 반면 옥수수 가격이 석 달 연속 내리면서 잡곡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사료와 바이오 에탄올 수요가 감소하고 남미의 신규 수확 물량이 추가되면서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었다.

FAO는 2019~2020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을 27억2010만t으로 전망했다. 2018~2019년도 대비 2.5%(6530만t)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1년 전보다 0.4%(1000만t) 증가한 26억9680만t으로 내다봤다. 세계 기말 재고량은 1.6%(1350만t) 증가한 8억8370만t으로 예측했다.

FAO의 식량가격지수는 23개 품목에 대한 73개 국제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1990년부터 매월 작성·발표돼 왔다.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나눠 작성된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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