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기반 첨단기술 접목… 안전하고 스마트한 ‘철도 환경’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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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시설공단

열차의 안전운행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개발 자체의 순위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이후 현재는 편리함을 넘어 사람을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는 고객이 더 안전하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철도 현장에 접목하고 있다.

일반철도에도 고속철도 수준의 안전설비 설치

열차 운행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 기온,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면서 승객과 철도 종사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기술이 더욱 필요해졌다.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춰 철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철도공단은 고속철도 위주로 설치되던 9종의 안전설비를 일반철도 노선에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열차가 다니는 철도 현장의 유지보수자와 건설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터널경보장치, 보수자선로횡단장치를 확대 설치하고 레일이 분기되는 부분(분기기)의 눈을 자동으로 녹일 수 있는 분기기 히팅 장치를 설치해 철도 종사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열차의 급제동을 방지해 승객을 보호하고 불완전한 환경조건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차량의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지장물 검지장치, 레일온도검지장치 등 첨단설비를 추가할 방침이다. 또 기상 이변에도 안전한 열차운행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진감시설비, 기상검지장치(강풍, 적설, 강우) 등의 안전설비를 선로변에 추가로 설치하며 올해 설계되는 노선에 우선 반영할 계획이다.

철도의 기술이 점차 사람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철도공단은 지속적인 안전기술의 개발과 확대 설치보다 안전한 철도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점차 고속화되는 우리나라 철도에서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공단의 자세가 주목할 만하다.

이와 더불어 철도공단은 핵심기술의 국산화에도 박차를 기하고 있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는 대한민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든 명실상부한 교통혁명이었다. 고속철도를 개통하고 16년이 지난 현재 공단은 독자적인 기술로 한국형 열차제어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고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철도의 핵심 설비인 열차제어 시스템은 열차가 충돌·추돌하지 않도록 안전거리와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시켜 주는 시스템이다. 선로에서 기관사가 운행속도를 초과하는 경우 강제적으로 비상제동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해당 선로에서 열차가 가장 최적의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공단이 전라선에 설치하는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은 최고 수준의 안전기능인증을 받았고 해외 기술 수출에 대비해 유럽의 열차제어 시스템(ETCS-2)과 동일한 규격을 적용하여 해외 철도신호 시스템 간 호환성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고속철도 운영 기술은 KTX 도입으로 완성됐음에도 신호 핵심기술의 높은 해외 의존도는 한국의 철도기술 수준이 저평가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공단이 세계 최초 4세대 통신(LTE)기술을 국제 표준규격에 적용한 열차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시범사업을 진행함에 따라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철도 진출 기반 마련 및 신규 일자리 창출, 국내 신호산업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철도망에 운영 중인 다양한 열차제어 시스템이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으로 표준화되면 신호 시스템 제약 없이 철도차량을 다양한 노선에 투입할 수 있어 열차운행의 효율성이 제고된다. 이와 더불어 기관사의 인적 오류 예방으로 안전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4세대 무선통신 기술을 철도환경에 최적화

한국형 열차제어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LTE 기반 철도통합무선망(LTE-R)은 4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LTE를 철도 환경에 최적화해 구축한 시스템으로 열차 기관사와 관제사 간, 기관사 상호 간, 기관사와 작업자 간 상호 정보를 교환하도록 제공하는 철도 고유의 무선통신 시스템이다. 철도공단은 2018년 6월까지 연구개발 및 시범사업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시속 250km급 고속화 노선(원주∼강릉 구간)에서 성능시험을 통해 상용화를 완료하고 전국 노선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철도공단이 상용화한 LTE-R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국내 열차무선시스템 대비 정보(DATA) 전송량이 350배 이상으로 대용량·초고속 정보 전송(영상 등)이 가능해 운행선에서 사고 발생 시 다수의 관계자 간 동시 영상통화로 신속 정확한 대처가 가능하고 무중단 통신서비스 제공으로 신뢰성 있는 한국형 열차제어 시스템(KTCS-2) 시범사업을 지원하는 게 가능하다.

국내 철도노선에 LTE 기반의 철도통합무선망이 구축되면 시속 250km 이상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 내에서도 안정적으로 대용량·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질뿐 아니라 지능형 철도 서비스 제공 및 경찰 소방 등 국가재난망과의 연계도 가능해진다. 공단은 100% 국산기술로 개발한 철도통합무선망이 일반철도에도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국내 철도기술의 경쟁력과 안전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철도공단은 2016년부터 일자리 창출 등 사회가치 실현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철도 핵심 분야에 대한 기술자립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5대 기술혁신(Hi-Five)을 지정하고 국산화를 추진해 세계 고속철도 시장경쟁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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