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특수마저 연기…저비용항공사 ‘갈수록 태산’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5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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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아있는 국적사 한·일 노선 3개뿐
도쿄올림픽 연기되며 반등 계기 사라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신음하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또 한 번 기운 빠지게 됐다. 향후 일본 노선이 재개되면 수요 회복에 탄력을 줄 이벤트인 ‘2020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져서다.

지난해 7월 한일 관계 악화에 타격을 받은 국적사의 일본 노선은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적사가 운항 중인 일본 노선은 대한항공의 인천~나리타 노선, 제주항공의 제주항공의 인천~나리타·오사카 노선 등 3개뿐이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되자, 불가피한 일본 노선 감축을 진행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하늘길은 더욱 좁아졌다.

지난 5일 일본 정부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14일 격리 조치와 한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 중단을 발표한 이후, 국적사들이 남은 일본 노선에 대해 줄줄이 운휴 조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일본 노선 외에 대부분 중국, 동남아 노선도 동시다발적으로 운휴에 돌입하며, 현재 5곳의 LCC가 모든 국제선을 비운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같은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LCC들은 하반기만 기대해 왔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올해 7월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일 관계가 나아져 일본 노선 회복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본 것이다.

LCC 입장에서 일본 노선은 단거리 노선 중에서도 비행시간이 짧아 수익성이 좋은 ‘황금 노선’이다. 일반적으로 비행시간이 두 배 길다고 항공권 운임도 이에 비례해 두 배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비행시간이 4시간을 넘기면 오히려 교대 근무를 위한 운항 및 객실승무원 추가 배정으로 고정비만 늘어난다.

또한 지난해 양국 관계가 악화하기 전까지 일본은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즐겨찾는 여행지 중 한 곳이었다. 이에 대부분 LCC는 일본 노선을 주력으로 운항해왔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일본 노선이 확 줄기 전인 지난해 7월 기준으로 LCC의 일본 노선 비중은 42.7%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LCC들이 코로나19로 입은 손실을 메꾸기 위해선 일본 노선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으로 꼽혔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연기로 이 같은 기대감은 사그라들었다. 올림픽 수혜를 기대하며 하반기께 일본 노선 취항을 계획했던 신생 항공사들도 기대감을 낮추게 됐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마저 연기되며 향후 일본 노선의 수요 회복세도 더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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