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가 남긴 왕산레저개발 만성적자에 결국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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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6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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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왕산마리나© News1
인천 왕산마리나© News1
한진그룹의 첫 사업구조 조정 대상인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주도해 설립한 회사로 만성 적자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이 그동안 15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적자 폭은 계속 늘어났다. 조 전 부사장을 중심으로 키웠던 호텔·레저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왕산레저개발은 Δ2012년 1082만원 Δ2014년 5억원 Δ2016년 12억7800만원 Δ2018년 22억94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년 영업손실 폭이 커진 것으로 이 법인이 운영하는 왕산마리나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요트경기장으로 사용된 일 외에는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투입해 2011년 설립된 왕산레저개발 초대 대표이사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으로 2014년 12월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때까지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을 맡아 왔다.

왕산레저개발의 적자폭이 커지고 있음에도 지분 100%를 가진 대한항공은 매년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Δ2012년 300억원 Δ2014년 440억원 Δ2016년 123억원 Δ2017년 200억원 Δ2018년 220억원 Δ2019년 150억원 등으로 총 출자금만 15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왕산레저개발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원리금(약 800억원)을 상환할 자금이 부족할 것에 대비해 산업은행과 유상증자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왕산레저개발이 진 빚을 대신 갚아주기로 한 것이다.

2014년 조 전 부사장 진두지휘로 추진된 LA 윌셔 그랜드호텔 재개발 프로젝트 사업비를 대부분 조달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대한항공이 왕산레저개발 지원을 멈추지 않았던 것은 조 전 부사장이 호텔·레저 사업에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 조양호 전 회장 생전 호텔·레저사업은 조 전 부사장이 맡아왔다. 한진그룹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 전 조 전 부사장은 왕산레저개발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등 레저 부문 운영을 맡아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019.6.13/뉴스1 © News1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019.6.13/뉴스1 © News1
2018년 4월 경영 복귀를 시도했을 때도 왕산레저개발,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등에 등기 이사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문제는 왕산레저개발이 설립 후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룹 경영의 부담으로 작용해왔다는 점이다. 더욱이 고 조양호 회장 작고로 적자 호텔·레저사업에 자금을 투입할 이유도 사라졌다. 이 때문에 왕산레저개발이 한진그룹 사업 구조조정 1순위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함께 비주력사인 왕산레저개발을 매각하는 것과 관련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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