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자산이 100조로… 서민들 금융 동반자 ‘신협 59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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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민간주도 금융협동조합… 전쟁 폐허 된 1960년 부산서 첫발
아시아 1위-전세계 가입국 4위 ‘우뚝’… 해외원조 사업도 본격적 나서
고리사채 빠진 서민-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위한 ‘7대 포용금융’ 박차

신협은 올해 8월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는 서민을 돕기 위해 ‘신협 815 해방대출’을 선보였고, 금융 취약계층 1만7000여 명을 고리사채 시장에서 구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사진은 ‘815 해방대출’ 발대식 모습이다. 신협중앙회 제공
신협은 올해 8월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는 서민을 돕기 위해 ‘신협 815 해방대출’을 선보였고, 금융 취약계층 1만7000여 명을 고리사채 시장에서 구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사진은 ‘815 해방대출’ 발대식 모습이다. 신협중앙회 제공
1960년 국내 최초의 순수 민간 금융협동조합으로 태동한 신협이 10월 말 기준으로 총자산 100조 원을 넘어서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전후 폐허 더미에서 출발한 한국 신협이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부 주도형 협동조합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깬 쾌거여서 세계 금융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10만 원에서 출발해 100조 원으로 성장

사회적 경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기 50여 년 전인 1960년 신협은 민간주도형 협동조합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당시 우리 국민 대다수는 ‘보릿고개’로 상징되는 만성적인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한 데다, 높기만 한 은행 문턱에 높은 이자를 받는 사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곳곳에서 경제·사회적인 어려움을 소비자 스스로가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된 신협 운동은 자연스럽게 한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신협의 발원지는 부산이다. 1960년 5월 1일 부산에서 27명이 3400환(현재 화폐 가치로 약 10만 원)을 모아 국내 최초의 신협인 ‘성가신협’을 세웠다. 이후 전국 방방곡곡에서 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많은 신협들이 설립되었다. 2019년 11월 현재 신협은 884개의 조합과 1655개의 영업점, 자산 100조 원, 이용자 1300만 명을 보유한 민간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 해외 원조 받는 기관에서 주는 기관으로


국내 신협은 초기 해외 원조기관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이후 이를 발판 삼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1987년부터는 해외 신협 운동을 지원할 수준으로 올라섰다. 현재 한국 신협의 자산 규모는 아시아 신협 중에선 1위, 전 세계 117개 신협 가입 국가 중에선 4위로 커졌다. 지난해 새로 취임한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아시아신협연합회(ACCU) 회장, 세계신협협의회(WOCCU) 이사로 선출돼 한국 신협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다양한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 신협 지도자 양성을 위한 초청연수를 33년째 진행 중이다. 특히 2017년부터는 중견 리더 양성을 위한 국제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아시아신협연합회 소속 정회원국들에 국제순회자문역을 파견해 한국 신협의 발전 경험과 우수 사례 등을 알려주는 자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협 사회 공헌재단을 통해 아시아신협연합회에 10만 달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해외 원조사업도 벌이고 있다. 국내 금융업계에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조직은 신협이 유일하다.

○ 서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신협은 김 회장 취임 이후 고령화, 저출산, 고용 위기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저성장 경제 시대에서 취약 계층을 위해 ‘신협 815 해방대출’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금융 취약계층 1만7000여 명을 고리사채에서 구제했다. 전국 10개 지역본부에 ‘신협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설치해 신협 1영업점당 10개 소상공인과 결연해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토록 하고 있다.

이 밖에 ‘취약계층과 서민을 위한 포용금융’을 목표로 노인 및 유아 등 취약계층의 안전을 위한 ‘어부바 위치알리미 기기 무료보급사업’을 추진하거나 ‘어부바효예탁금’ 같은 상품을 선보였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서민과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평생 어부바’ 신협으로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신협#100조 원#민간주도#금융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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