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업계 반발에…정부 “미량이라도 검출된 사실이 중요, 사용중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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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5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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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이비스앰배서더 명동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약처 액상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에 대한 업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이비스앰배서더 명동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약처 액상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에 대한 업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폐손상 의심물질로 지목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극소량 검출됐음에도 정부가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전자담배업계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미량이라도 실제 검출된 만큼 사용중단 권고 철회는 없다고 못 박았다.

나성웅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15일 “극소량이라도 해당 물질이 발견된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가향물질까지 검출됐고, 폐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결과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규제법안이 없는 유사담배 유통량도 매우 많고, 국민에 위해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실제 미량이라도 검출됐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내 유통 액상형 전자담배에 다른 가향물질이 검출되는 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담배·유사담배 포함)의 액상을 분석한 결과, 유해 물질들이 검출됐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대마유래성분(THC)은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서 폐손상 의심물질로 강하게 지목된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됐다. 이 중 담배로 분류되는 케이티앤지(KT&G)의 ‘시드 토박’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0.1ppm, 쥴랩스의 ‘쥴팟 크리스프’에서 0.8ppm이 확인됐다. 조사된 가향물질 3종은 43개 제품에서 1종 이상, 6개 제품에서 3종이 동시 검출됐다.

정부는 중증 폐손상 원인이 규명되기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하고 ‘비타민E 아세테이트’ 임의첨가 및 사용금지를 추가 권고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지난 13일 서울 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사례와 달리 위험물질이 극소량 검출됐음에도 정부는 부정적인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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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예비 심사결과에서는 THC 검출 제품 중 49%가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희석제로 사용했고, 검출 농도는 23만∼88만ppm 수준이었다. 국내 검출 농도에 비하면 최대 880만배 수준이다.

협회는 이어 “정부는 연초와 형평성을 고려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를 철회하고, 유해물질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엔 불안감 증폭과 관련 종사자 생계에 피해를 입힌 점을 근거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정부는 2020년 3월 평가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의 폐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조사감시 및 연구결과를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다. 식약처도 직접 인체에 흡입돼 영향을 주는 기체성분에 대한 유해성분 분석을 할 계획이다. 이번에 검출된 6개 성분과 니코틴, 카르보닐류 6종, 담배특이니트로사민류 2종 등 9개 주요 유해성분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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