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 내년 2.3% 성장”…잠재성장률 계속 밑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9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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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0%를 기록하며 2%대에 ‘턱걸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0.2%포인트 낮춰 2.3%로 제시했다. 올해보다는 내년 경기가 다소 나아지겠지만 큰 폭의 반등세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담긴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돌게 될 전망이다.

한은은 29일 발표한 ‘경제전망(2019년 11월)’에서 올해 성장률은 2.2%에서 2.0%, 내년 성장률은 2.5%에서 2.3%로 각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2%대 성장은 물 건너 갔다는 일각의 우려를 차단하고 정부와 마찬가지로 2%대 성장률 전망을 고수한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마냥 긍정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이 수치가 현실화된다면 지난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6차례 낮춰 잡아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차례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처음 제시한 이후 7월과 10월, 올해 1월,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0.1%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이후 지난 7월 2.5%에서 0.3%포인트 내려 2.2%로 전망했다가 이번에 추가로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초보다 수출과 투자 회복세가 지연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한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경기가 현재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등락이 있을 수 있지만 크 흐름을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다 내년 중반부터는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잠재성장률 수준(2.5~2.6%)을 넘어서진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성장률도 2.4%로 제시됐다. 2021년 잠재성장률 수준은 아직 추정되지 않았지만 실질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을 밑도는 추세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을 2년 연속 밑돈 적은 외환위기(1997, 1998년)나 금융위기(2008, 2009년)처럼 위기가 발생했을 때 뿐이었다.

한국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안좋아지면서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결국 성장률이 내려가면서 잠재성장률을 깎아내리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2021년에는 우리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잠재성장률 자체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2021년 이후에는 성장률이 아마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물가 흐름도 이어질듯…내년 물가상승률 1.0% 전망

부문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올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전년동기대비 각 7.8%, 4.3% 감소하고, 상품수출도 0.4%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1.9%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8%였지만 크게 쪼그라들게 되는 셈이다. 내년에는 수출이 2.4%, 민간소비가 2.3% 증가로 개선되고 설비투자도 5.2%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는 0.9% 줄어 감소세를 이어가겠지만 감소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 전망치는 올해 내수 1.4%포인트, 수출 0.6%포인트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수출(0.6%포인트)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내수(1.7%포인)가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정부의 확장적 경기대응정책과 미·중 무역협상 타결 등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기조 완화,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 확산 등은 상방리스크로 꼽히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글로벌 교역부진 지속, 홍콩 시위 격화, 중국 내수부진 등은 하방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0.7%에서 0.4%로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수요측 물가 압력이 약한 가운데 복지 정책 등에 따른 공급 측 물가 하방압력이 더해진 영향이다. 내년에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1.0%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2021년에는 1.3%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 개선, 정부 정책 영향 축소 등으로 내년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올해와 내년중 0.7%, 2021년에는 1.1%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교 무상교육 시행 등은 물가 하방압력으로, 공공요금 인상,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은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올해 57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준(764억달러)에 비해 194억달러 축소되는 것이다. 내년에는 560억달러, 2021년에는 520억달러로 흑자폭이 지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자수는 올해 28만명, 내년 24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2021년에는 20만명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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