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경상적자’ 韓경제 구조적 문제점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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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5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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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상수지 7년만에 적자…반도체 수출 부진에 직격탄
경상흑자는 한국 경제 방파제…“과감한 체질 개선 나서야”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를 통해 ‘2019년 4월 경상수지는 6.6억달러 적자를 기록, 금융계정은 3.8억달러 순자산 증가’라고 밝혔다. 2019.6.5/뉴스1 © News1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를 통해 ‘2019년 4월 경상수지는 6.6억달러 적자를 기록, 금융계정은 3.8억달러 순자산 증가’라고 밝혔다. 2019.6.5/뉴스1 © News1
지난 4월 경상수지가 7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을 두고 수출 부진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투자자 배당이라는 계절적이고 일시적인 상황으로 치부하지 말고 한국 경제 구조에 대한 경고장으로 인식해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상수지 적자는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 보다 쓴 돈이 많다는 의미다. 교역조건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것으로 이는 국내 소득 감소와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전 단계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에 기댄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그동안 국가 경제 방파제 역할을 해온 경상수지 흑자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건 큰 악재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Aa2’를 유지하고 있고 원화가치가 안정된 것은 7년간 이어온 경상수지 흑자 행진 덕택이었다. 물론 5월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견고한 둑에 상처가 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은이 5일 발표한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5월 이후 지속해온 경상수지 흑자행진이 7년만에 멈춰섰다.

경상수지가 7년만에 적자를 낸 것에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부진과 외국인투자자 배당금 급증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4월 수출은 483억달러로 전년동월수준(515억1000만달러)보다 6.2% 감소했다. 지난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해에 홀로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업황 부진이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려했던 반도체 의존 수출 구조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수입은 426억3000만달러로 1.8% 늘어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늘자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56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96억2000만달러) 대비 크게 위축됐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2월(54억8000만달러) 이후 최소다. 감소폭으로 보면 2017년 3월(47억4000만달러) 이후 최대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를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가 깎아내는 구조여서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 경상수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배당소득수지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67억8000만달러)으로 49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세번째로 큰 적자였다. 그 결과 본원소득수지도 43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축소됐지만 경상수지를 깎아내고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시장 점유율은 늘지 않는 등 수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구조적 문제”라며 “새로운 성장 엔진이 보이지 않아 6~7년 전부터 회자됐지만 무시해 온 ‘한국판 러스트벨트(쇠락한 미국 동서부 공업지대)’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중국 반도체 수출에 의존했던 구조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 구조에 맞게 수출 품목과 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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