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vs 현대카드, 창고형 할인마트 시장서 한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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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7일 0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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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4조원 코스트코 독점권 현대카드 품으로
삼성카드, 성장세 가파른 트레이더스와 제휴 강화 맞불

코스트코(왼쪽)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 뉴스1
코스트코(왼쪽)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 뉴스1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창고형 대형마트 시장에서 맞붙었다. 삼성카드가 19년 간 유지해온 코스트코 단독 제휴권이 현대카드로 넘어가자 삼성카드는 이마트가 운영하는 트레이더스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 모두 할인 등 혜택을 강화한 전용 카드로 대형 할인마트 고객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코스트코는 ‘1국가 1카드’ 정책을 갖고 있다.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회사와 단독 제휴 계약을 맺는 것이다. 2000년부터 코스트코와 제휴사는 삼성카드였는데, 19년 만에 현대카드가 제휴권을 따냈다. 현대카드와 코스트코 계약의 시작 날짜는 오는 5월24일이다. 이를 앞두고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전용 카드를 내놨고, 삼성카드는 코스트코의 경쟁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단독 제휴 상품을 발빠르게 출시하는 맞불을 놨다.

삼성카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단독 제휴 상품인 ‘트레이더스 신세계 삼성카드’를 출시했다. 포인트 적립이 아닌 결제일 할인 혜택에 집중하고, 트레이더스 회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타 업종 관련 혜택을 더한 특화 카드다. 원래 내년까지였던 트레이더스와 단독 제휴 계약을 2023년까지 연장하고, 특화 카드를 내놓고 트레이더스 고객을 흡수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트레이더스 전월 실적이 100만원 이상이면 그달 트레이더스 이용 금액의 5%를, 전월 실적이 40만원~100만원 미만이면 3%를, 40만원 미만이면 1%를 각각 할인한다. 조건을 충족하면 1년에 최대 60만원을 할인받는다. 여기에 트레이더스 회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업종인 학원·서점·학습지·인터넷 강의와 병원·약국 이용 금액 5% 할인, 신세계 백화점 5% 할인쿠폰 등 추가 혜택을 더했다. 기존의 코스트코 제휴 카드는 명칭을 바꾸고, 코스트코 이외의 국내 주요 할인점에서 혜택은 그대로 유지한다.

카드·유통업계에서는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이 끝난 삼성카드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트레이더스와 손을 잡고 대응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트레이더스는 코스트코와는 달리 유료 연회비가 없다는 장점을 업고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왼쪽) - ‘트레이더스 신세계 삼성카드’ © News1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왼쪽) - ‘트레이더스 신세계 삼성카드’ © News1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회원수가 190만여명인 코스트코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조9226억원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조4484억원으로, 연간 2조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코스트코의 매출 규모가 훨씬 크지만 성장세로 보면 트레이더스가 앞선다. 코스트코는 1년새 매출 증가분이 3.1%에 그쳤으나 트레이더스 매출은 29.5%나 급증했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제휴카드인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2종을 조기에 출시하고 벌써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기존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카드보다 혜택을 강화했다. 코스트코 이용금액(온·오프라인 포함)의 1~3%를 포인트로 적립하고, 적립 한도도 연 50만 포인트로 늘렸다. 커피·베이커리, 영화·공연, 편의점 등에서 결제액의 1~2%를 적립하고 그 외 가맹점은 1%를 적립하는 추가 혜택이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카드를 신청·발급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코스트코 방문 고객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카드를 만들어 실물카드가 없이도 앱카드로 바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코스트코 연간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그 다음해 연회비(1만원)를 면제하는 점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기존 코스트코 회원을 뺏기지 않으면서 트레이더스 고객을 선점하고,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제휴권을 기반으로 삼성카드 고객을 뺏어오는 전략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등 여파로 카드업계가 불황인 가운데 창고형 할인마트는 확장세라 두 회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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