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탓 정비료 껑충… 車보험료 연내 3% 오를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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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폭염에 사고 증가도 원인

연내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한 손해보험사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인상 폭은 3%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정비요금 상승, 여름철 폭염에 따른 사고 증가 등이 맞물리며 차보험의 적자폭이 커지자 보험사들이 약 2년 만에 보험료 인상에 나선 것이다.

국내 ‘빅4’ 손보사를 시작으로 중소형 손보사들의 도미노 인상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보험개발원에 차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하며 인상 절차에 공식적으로 들어갔다. 메리츠화재가 검증을 의뢰한 기본보험료 인상률은 약 3%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보험 업계 6위인 메리츠화재는 차보험 시장의 약 5%(보험건수 100만 건)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요율 검증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인상 시기나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조만간 요율 검증을 의뢰할 계획이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빅4’ 역시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마련해둔 상태다. 보험사들은 3% 안팎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4가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중소형 손보사들도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4월 이후 차보험료를 동결했던 손보사들이 일제히 인상에 나서는 것은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율)이 치솟으면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90%를 돌파했다. 통상 손해율이 80% 안팎이면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특히 삼성화재(90.4%), 현대해상(93.8%), DB손보(92.8%), KB손보(94.5%) 등 빅4가 모두 90%를 넘어섰다. 흥국화재와 MG손해보험은 100%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차보험의 영업적자도 올해 7000억 원에서 내년에는 최대 1조4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적자를 그대로 두면 나중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적자폭을 감안하면 7% 이상 올려야 하지만 금융당국이 인상 폭을 2% 안팎으로 고려하고 있어 실제 인상률은 3∼4%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비요금 상승도 한몫했다. 주요 손보사들은 정비업체 약 2000곳과 정비요금을 재산정해 계약한 상태다. 6월 말 국토교통부의 적정 정비요금 발표 때 2.9% 정도의 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예상됐지만 실제 재계약 결과 3.4%의 인상 압박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폭염으로 사고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7월 6개 주요 손보사에 접수된 사고는 1년 전보다 8.8% 늘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차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보험료 인상과 별개로 내년 초 사고 처리 합리화 등 보험금 누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최저임금 인상#정비료#자동차 보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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