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통합출범 30년’ 하루 앞두고 ‘실적 축포’ 쏜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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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31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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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17.5조, 반도체만 13.6조 ‘신기원’
불확실한 경영 환경, 이재용 ‘미래먹거리’ 글로벌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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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이익으로 또다시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의 저력을 과시했다. 일등공신은 역시 고점 논란을 딛고 우뚝 선 ‘메모리 반도체’였다. 11월1일 반도체 사업 통합 출범 만 3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쏘아올린 실적 축포여서 의미가 더 크다.

삼성전자가 31일 발표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7조5700억원이다. 지난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15조6000억원)를 2분기 만에 경신한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26.8%(매출액 65조4600억원)로 사상 최고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부문의 호실적이 ‘고점 논란’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거시 환경 악화 등 악재를 무력화했다. 3분기 반도체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조7700억원, 13조65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률 55.1%로 1000원어치 반도체를 팔면 551원을 이익으로 남겼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조정 이슈에도 수요 확대로 출하량이 증가해 이익이 더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함께 서버?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1일 창립기념일이자 반도체 사업 통합 출범 30주년을 맞는다. 1969년 1월13일 설립된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가 1988년 11월1일 ‘삼성반도체통신주식회사’를 합병한 날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건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의 원년은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해로 삼는다. 창립 기념일을 11월1일로 바꾼 것도 반도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 때문이다.

역대 최대 성적표로 반도체 통합 출범 30년을 맞지만 기념식은 조촐하게 진행한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하지 않는다.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미래 먹거리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고점 논란’ 등으로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2분기부터 시작된 낸드 가격 하락에 이어 D램 값도 적잖이 조정받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많다.

당장 메모리 반도체 비수기인 4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내려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스마트폰 고사양화, 클라우드 시장과 인공지능(AI) 서버 확대로 새로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다. 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제품가격이 조정받는 ‘안정화 단계’를 거치겠지만 이후 반도체 호황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경영 활동의 상당 부분을 글로벌 행보에 할애하는 것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 부회장은 전날 오전 전세기편으로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지난 2월 초 석방 이후 알려진 것만 7번째 해외 출장이다. 지난 3일부터 20여일간 북미와 유럽 출장을 다녀온 후 다시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사업 등 미래 먹거리 찾기부터 해외 사업 확대까지 전방위적이다. 푹 총리와 면담에선 “베트남에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간부 회의를 소집해 총리께서 제안하신 것처럼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다른 분야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단에 연간 1억대 이상의 휴대폰 생산시설 운영한다. 이 부회장은 2박3일의 일정 동안 삼성전자 베트남 현지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고전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전략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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