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추가지정 앞둔 서울… 아파트값 가장 많이 뛴 곳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6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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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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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수 있다고 해도 손님들이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네요.”

26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더샵1차’ 인근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늘만 해도 괜찮은 물건만 있으면 일단 계약하겠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 같이 전했다. 동작구의 지난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0.8%(한국감정원 기준)로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였다. 이 아파트만 해도 전용면적 85㎡ 거래가가 7월 8억8000만 원을 찍은데 이어 이달 들어 9억 원까지 올랐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투기지역 추가 지정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시장 열기는 꺾일 기미가 없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투기지역 추가 지정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투기지역 확대’가 되레 규제 무력화를 입증하는 정부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본보가 서울 11개 구와 세종시 등 2017년 8월 3일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2곳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비교한 결과 서울 노원구와 세종시 등 2곳을 제외한 10곳의 아파트값이 6~12%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매매가격지수란 2017년 11월의 아파트값을 100으로 놓고 각 시점의 아파트값을 이에 맞춰 환산한 값이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뒤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서울 송파구였다.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8월 97.8에서 지난달 109.8로 12.2% 뛰었다. 이 기간 서울 평균 매매가격지수 상승률(6.3%)의 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강남은 9.2%(99.1→108.3), 서초구는 7%(99.7→106.7) 올랐다. 용산과 마포구도 각각 8.3% 뛰는 등 노원구를 제외한 서울 내 투기지역 10곳이 모두 서울 평균보다 상승률이 컸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시중 유동자금은 풍부한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매물이 잠기면서 집값이 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양 소장은 “정부 규제에도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학습효과 때문에 매수자들은 최대한 빨리 사려고 하고 매도자는 가급적이면 늦게 팔겠다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영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투기지역 지정으로 수요만 잡으려는 정부 정책이 또 다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시장이 정부 통제를 벗어났다’는 시그널을 주는 등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소장은 “이번 서울시의 발표대로 용산이나 여의도 등지를 향한 개발 기대감을 낮춤과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공급 계획을 내놓는다면 집값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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