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너마저…’ 가격 인상 쓰나미 어디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8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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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저임금(7530원)이 크게 오르면서 시작된 물가 상승 행진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소비자 눈치를 보느라 8,9년 간 가격 상승을 억제했던 치킨업체들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교촌치킨은 다음달 1일부터 배달 주문 고객에게 배달료 2000원을 추가로 받는다고 8일 밝혔다. 치킨을 사먹는 소비자 열에 아홉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가격 인상인 셈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최저임금만 아니라 배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수수료 부담 등 배달 서비스 운용비용이 상승해 부득이하게 유료 배달을 시행하게 됐다”고 했다.

배달료 도입은 최저임금 상승, 유통 채널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치킨 프렌차이즈 가맹점주는 “배달직원은 노동 강도가 높아 원래부터 최저임금 이상을 받았지만 최저임금 상승으로 최근 임금을 더 올려줘야 했다”며 “치킨을 주문할 때 배달 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앱 업체에 주는 수수료도 수익 악화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 치킨업계 선두인 교촌치킨이 총대를 메면서 비슷한 운영방식을 가진 다른 업체들도 잇달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직접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교촌치킨처럼 배달비 등의 명목으로 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치킨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임대료, 원가 등이 매년 오르면서 가격을 인상해달라는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며 “가격 인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미뤄왔는데 가맹점주들의 손해가 큰 만큼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피자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 1위인 도미노피자는 6일부터 피자 품목에 한해 라지(L) 사이즈는 1000원, 미디엄(M) 사이즈는 500원 인상했다. 회사 측은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들었다. 미스터피자와 피자헛은 가격을 인상하진 않았지만 올해 배달 최소 금액을 인상했다.

햄버거 업계도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맥도날드, KFC,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이 각각 가격을 인상했고, 일부 업체는 배달 최소 금액을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이삭토스트, 써브웨이, 신선설농탕, 놀부부대찌개, 커피빈 등도 올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냉동만두, 즉석밥, 콜라, 과자 등도 최근 제품 가격이 인상됐다.

가격 인상 쓰나미는 식음료 업계를 넘어서 생활물가 전반을 휩쓸고 있다. CJ CGV는 11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다. 공공요금도 잇따라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는 5년째 그대로인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도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내년 지하철 기본요금을 2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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