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뷰티 가는 길, ‘K편의점’이 따라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19일 05시 45분


편의점업계가 이란·베트남 등 편의점 채널이 아직 생소한 중동·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K편의점 시대’를 열고 있다. 사진은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엔텍합애만 CU 써데기예점 모습. 사진제공|CU
편의점업계가 이란·베트남 등 편의점 채널이 아직 생소한 중동·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K편의점 시대’를 열고 있다. 사진은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엔텍합애만 CU 써데기예점 모습. 사진제공|CU
CU, 국내업계 최초 이란에 해외 매장 오픈
편의점+패스트푸드 카페 특화 매장 승부수

베트남 진출한 GS25, K푸드+현지화 전략
젊은층 공략 “10년 내 2000개 매장 목표”


편의점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K편의점 시대를 열고 있다. 편의점 채널이 아직 생소한 국가에 먼저 깃발을 꽂아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과거 로열티를 지불하고 해외 브랜드를 사용한 프랜차이지(franchisee)에서 브랜드 독립 후 프랜차이저(franchisor)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는 게 관전포인트다. 이는 국내 편의점 수 4만개 시대를 앞두고 치열한 점포 경쟁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 치솟는 임대료 등 어려움에 빠진 만큼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K편의점은 상품 기획력과 물류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계로 뻗어갈 경쟁력을 갖춰 상품성에 있어서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 CU, 이란에 1호 매장…업계 최초 글로벌 시장 진출

업계 최초로 해외 매장을 연 CU가 대표적으로, 지난해 7월 이란 엔텍합그룹과 편의점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데 이어, 11월 이란 테헤란에 해외 1호 매장인 ‘써데기예’점을 오픈했다. 250m² 규모로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카페가 결합한 형태다. 한국에 있는 일반 매장보다 먹거리 상품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현지 브랜드명은 ‘나의 선택 CU’란 의미의 현지어 ‘엔텍합애만 CU’로 정했다. 이란에서는 영문 단독 표기가 불가능해 현지 파트너사의 명칭이자 선택이란 의미가 있는 ‘엔텍합’에 ‘나의’라는 의미를 지닌 현지어 ‘만’을 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란 진출의 의의는 로열티를 내는 처지에서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입장이 됐다는 점이다. CU는 1990년부터 일본 패밀리마트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브랜드를 사용하다 2012년 프랜차이즈 계약을 정리했다. 이후 CU라는 독자 브랜드로 바꿨고 5년 만에 해외 진출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면 CU가 이란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란은 천연 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를 기록할 만큼 천연 자원이 풍부하고 아시아·중동·유럽 대륙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거점 지역이다. 또 8000만 명 인구를 보유한 중동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2016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아프리카와 함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나라다. 2016년 기준 1인당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총생산이 1만8100달러에 달한다. 동남아 대표 신흥시장인 베트남(6400달러) 보다 3배 가까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 경제제재 여파로 해외기업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소매 유통업이 낙후돼 있다. 실제 편의점 형태의 소매점이 없어 CU 1호점 공사부터 많은 이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결국 경쟁점이 없어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동시에 안정적인 연착륙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이란 현지인이 늦은 저녁부터 심야 시간에 주로 활동하는 만큼 편의점 특유의 자유로운 이용시간이 단기간에 영향력 있는 유통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또 한류 영향으로 한국 기업 호감도가 높은 것도 강점이다. 테헤란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한 뒤 시장 반응을 고려해 인근 도시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2020년까지 300개, 2022년까지 1000개 출점을 예상하고 있다는 게 이란 엔텍합그룹 측 설명이다. 홍정국 CU 부사장은 “해외 진출 시 최우선 고려사항은 편의점 채널이 전무한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것이었고, 이것이 중동 시장에 주목한 이유”라며, “이란 시장에 성공적 안착한 후 신흥시장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호치민에 오픈한 GS25 베트남 1호점 내부 전경. 사진제공|GS25
베트남 호치민에 오픈한 GS25 베트남 1호점 내부 전경. 사진제공|GS25

● GS25, 베트남 호치민에 4개점 연속 오픈

GS25는 19·23일 베트남 호치민시 핵심 도심인 1군에 1·2호점 오픈에 이어, 이달 말 3·4호점까지 연속 개점할 예정이다.

1·2호점은 각각 87m², 166m² 규모로 모두 오피스 복합 상권 점포다. K팝, K뷰티로 베트남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의 첫 편의점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오피스 복합 상권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먹거리로 첫 선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한류에 우호적인 10대, 20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을 메인 고객으로, 30∼40대 직장인을 서브 고객으로 설정해 고객 니즈에 맞춘 상품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K푸드와 베트남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먹거리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이국적인 음식을 맛보는 색다른 즐거움과 편리하게 현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익숙한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컵밥, 컵떡볶이 등 K푸드를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함으로써 베트남 고객들에게 색다른 한국의 먹거리를 제안함과 동시에 스티키라이스, 반미 등 현지 먹거리를 편리하고 위생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현지 고객들이 빵과 생과일 스무디를 즐기는 점에 착안해 빵과 스무디를 직접 제조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오븐과 블렌더 시설도 구비했다.

여기에 자체브랜드(PB) 유어스 상품존을 만드는 등 가공식품 차별화에도 힘썼다. 오모리김치찌개라면, 공화춘짜장면, 인절미 맛 과자 등을 만날 수 있다. 김종수 GS25 가공식품 부문장 상무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과 손잡고 만든 다양한 PB상품을 베트남에서 판매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GS25는 지난해 7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베트남 손킴그룹과 3대7 지분 투자를 통해 합자법인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GS25 상표권과 편의점 경영기법,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손킴그룹이 이를 활용해 베트남에서 GS25를 확장하며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첫 해외 진출 국가를 베트남으로 결정한 것은 베트남 국민의 소비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을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인 안정성이 뛰어나 향후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따라 시장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최근 전 세계 소매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적은 양을 자주 구입하는 현지인들의 소비 패턴, 외식을 즐기는 식습관과 맞물려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편의점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날씨가 연중 이어지는 점도 최신 냉방시설과 다양한 음료를 갖춘 편의점이 성장하기 좋은 배경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편의점 수가 전국 2000개 수준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점이다. 이에 미국 세븐일레븐, 싱가포르 숍앤고, 캐나다 서클케이, 태국 B’s 마트, 일본 패밀리마트, 일본 미니스톱 등 외산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한국 대표로 GS25가 참전한 셈이다.

조윤성 GS25 대표는 “향후 10년까지 베트남 내 2000개 매장 개설이 목표”라며 “베트남을 거점으로 향후 동남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예정인데, 이는 GS25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과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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