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음가는 부자는 제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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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자치단체의 ‘부(富)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제주가 서울에 이어 두 번째 부자 지자체로 떠오른 반면 중화학공업 불황에 따라 울산은 10년 만에 ‘개인소득 1위’ 자리를 서울에 빼앗겼다.

2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제주의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3억5416만 원으로 서울(4억3812만 원)에 이어 2위로 집계됐다. 순자산은 각 가정이 보유한 부동산 평가액과 저축액 등의 평균 자산에서 은행 대출 등 평균 부채를 뺀 것이다. 순자산이 많아질수록 각 지자체의 가구당 재산이 빚보다 더 많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는 최근 3년 동안 순자산이 가장 크게 늘어난 지자체로 집계됐다. 2014년만 해도 2억1995만 원이던 제주의 평균 순자산은 올해 3억5416만 원으로 6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가율 2위인 대구(36.7%)와 격차가 컸다.

3년 전만 해도 제주의 순자산 순위는 16개 시도 가운데 하위권인 11위에 그쳤다. 하지만 2015년 8위, 2016년 5위를 거쳐 올해 2위까지 올라섰다. 서울을 제외하면 울산(3위·3억3356만 원), 대구(4위·3억3349만 원), 경기(5위·3억2640만 원)보다도 많았다.

제주의 순자산 증가는 주로 부동산 평가액 상승에 기인했다. 3년 전인 2014년에는 제주의 가구 평균 부동산평가액이 1억8374만 원으로 서울(3억2251만 원)의 57.0%에 그쳤지만 올해는 86.5% 수준까지 올라갔다.

반면 대전은 순위가 가장 많이 떨어진 지자체였다. 2014년 16개 시도 가운데 9위였던 대전은 2015년 순자산 순위가 7위로 올라섰지만 2016년 10위, 2017년 13위로 하락했다. 최근 3년간 순자산 증가율 역시 6.0%로 최하위에 그쳤다.

부동산 가격 등락에 따라 출렁인 순자산 순위와 달리 시도별 소득 순위는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움직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울산의 1인당 개인소득은 2018만 원으로 서울(2081만 원)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다. 울산의 개인소득이 전국 1위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울산은 지난해 개인소득 증가율이 1.1%로 전국 최하위에 그쳤다.

통계청 측은 “울산 지역의 주 산업인 자동차 산업 불황과 조선업 구조조정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지닌 경남 역시 지난해 개인소득 증가율(1.2%)이 울산에 이어 전국 지자체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제주#서울#부동산#부자#순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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