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기준금리 결정… ‘인상’에 무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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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3%-가계빚 1400조원 명분… 한은, 6년 5개월만에 올릴 가능성
원-달러 환율 빠른 내림세가 변수

나흘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3% 초과 달성이 유력한 데다 가계부채는 1400조 원을 돌파해 금리 인상 명분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최근 계속된 원화 강세를 부채질할 우려가 있어 속도 조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6일 한은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한은은 30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1명)이 등장하고 조만간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2명)도 나왔기 때문이다.

경제 여건은 금리 인상에 호의적이다.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3% 돌파가 유력하다. 이달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2%로 상향조정했다. 또 “(한은이) 앞으로 2번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심리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3으로 2010년 12월 이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고 중국과 긴장 관계가 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가파른 데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도 한은에는 부담이다. 9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419조 원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9∼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1.00∼1.25%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1.25∼1.50%로 인상하면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1.25%)보다 높아진다.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는 거의 유일한 변수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4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 아래로 내려가 달러당 1085.4원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장중 저가 기준으로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원화 강세가 가속화돼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인상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기준금리#인상#은행#성장률#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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