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통신기술에 AI 접목해 ‘스마트 에너지 관리’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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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 ‘스마트에너지 관리’ 출사표

올여름 대구 팔공산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선물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는 이 아파트가 스마트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게 계기가 됐다. 대구시는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KT와 함께 이 아파트를 포함해 대구시의 40개 아파트 단지 총 1만1084채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컨설팅을 실시했다. 이 아파트는 KT의 스마트에너지 관리시스템을 도입한 뒤 공용 전기요금을 이전보다 연간 1000만 원 정도 아낄 수 있었고, 주민들은 아낀 전기요금으로 에어컨을 구입해 경비실에 기증했다. KT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컨설팅을 통해 전기시설 점검으로 노후 설비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통신 기술이 미래 에너지 관리 첨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사들이 오랜 통신 사업으로 축적한 데이터 관리 능력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역량을 접목시키며 기존 에너지 관리 시스템보다 효율을 극대화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KT는 2015년 1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조직한 미래융합사업추진실에 ‘스마트에너지사업단’을 신설했다. 사업단은 세계 최초 에너지 통합관제센터인 ‘KT-MEG(Micro Energy Grid)’를 세우고 연간 4만2000MWh의 친환경 전력도 생산하고 있다. 이는 1만15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평균 전력량으로, 화력발전을 할 경우 이산화탄소 약 2만t이 배출되는 규모다. 이곳에는 에너지 전문 인력들이 365일 24시간 상주하며 전국 1만1000여 곳의 에너지 사용량 등을 실시간으로 살펴보고 있다.

KT-MEG 플랫폼은 AI 분석엔진 ‘이브레인(e-Brain)’을 통해 에너지 생산, 소비, 거래를 통합 관제하는 에너지 통합관리 플랫폼이다. 올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GLOMO Award’의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Brain은 고객별 사용 행태인 ‘에너지 DNA’를 진단해 에너지 과소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고객이 에너지를 소비하거나 생산할 때 고유의 패턴을 분석한 뒤 계절, 요일, 시간대별 특성, 시간대별 소비량을 예측해 에너지 설비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기가 에너지 매니저’는 공장, 대형건물, 아파트처럼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에너지 낭비 요인을 알아내고, 비용을 절감해주는 서비스다. 대구 팔공산 아파트 사례도 이 서비스를 적용해 공용 전기요금을 절감했다. 광주의 한 레포츠센터는 노후설비 교체 및 원격 운전제어를 통해 연간 2억1000만 원의 에너지비용(약 75%)을 절감했다.

KT는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전국 250개 태양광발전소가 KT-MEG 센터와 연계돼 있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날씨에 따른 발전량 예측 오차를 10% 이내 수준까지로 끌어올렸다. 또 고객이 아낀 전기를 발전소에서 생산한 발전 전력처럼 전력거래 시장에 판매하는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력사용량 급증과 발전소 예비공급량 부족으로 인한 긴급 정전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이기욱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 상무는 “ICT를 활용한 전력 소비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발전 최적화 등을 통해 정부 목표치인 ‘재생에너지 20% 보급’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이달 프랑스의 에너지관리 전문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스마트 에너지 공동 기술 개발 협약을 맺고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SK텔레콤이 머신러닝 기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건물 자동제어 시스템과 연동시킬 계획이다.

건물과 공장 안에 설치된 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에너지 사용량과 사용 패턴을 사람이 직접 분석해 관리했던 기존 시스템과 달리 AI를 통해 관리 인력의 숙련도와 관계없이 최적의 에너지 관리가 가능해진다.

또 계절과 날씨 등 외부 요인에 대한 예측을 통해 에너지 사용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양사는 새로 개발된 AI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SK텔레콤 데이터 센터에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스마트에너지 관리#ai#kt#kt-meg 플랫폼#이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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