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자율주행차, 美 엔비디아 손잡고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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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사장-젠슨 황 CEO ‘기술 협약’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사진 왼쪽)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와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 관련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차량 사진은 SK텔레콤이 BMW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5세대(5G) 기반의 커넥티드카 ‘T5’.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사진 왼쪽)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와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 관련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차량 사진은 SK텔레콤이 BMW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5세대(5G) 기반의 커넥티드카 ‘T5’. SK텔레콤 제공
“앞으로 자동차가 제2의 스마트폰이 된다. 모든 사람이 갖게 될 것이고, 차 안에서 모든 통신이 이뤄질 것이다.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연구하는 것이 통신사업자의 역할이 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1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 협약식을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SK텔레콤이 국내 통신사업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에서의 선두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완성차,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을 적극 체결해 자율주행차를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자율주행차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날 오전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대표이사(CEO)를 만나 1시간가량 양사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엔비디아가 자율주행차 개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한 통신사는 세계 800여 개 통신사 중 SK텔레콤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이다. 자율주행차, 이미지 인식 등 딥러닝 기술 기반 기업들의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GPU 개발자 회의인 엔비디아 주최 ‘GTC 2017’에서 황 대표가 신제품을 발표한 10일(현지 시간)에는 주가가 18% 뛰었다.

박 사장은 “젠슨 황에게 자율주행차를 개발하자고 200개가 넘는 기업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황 대표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있어 한국, 그중에서도 SK텔레콤이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양사가 가장 먼저 협력에 착수할 분야는 초정밀지도(HD지도) 개발이다. 국내에서 1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도 제작 솔루션인 ‘맵웍스’를 접목하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3D 초정밀지도 제작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 이 지도는 지형·지물을 25cm 이하로 식별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5세대(5G)가 제공하는 빠른 반응속도가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만큼 그 어떤 국가보다 먼저 5G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3년 내로 5G를 상용화하겠다. 누군가가 먼저 간 길을 따라가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미국 버라이존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5G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보다 빠르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중장기적으로 차량과 다양한 사물 및 서비스를 연결해 자동차가 ‘제2의 스마트폰’이 되는 시대에 대비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누구’,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옥수수’ 등 자동차 안에서 제공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박 사장은 “음악,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분야는 앞으로 SK텔레콤이 집중할 분야다. 3년간 ICT에 투자하기로 한 11조 원 중 많은 부분이 콘텐츠에 쓰인다”고 밝혔다. 다양한 콘텐츠가 차량에서 제공되는 무궁무진한 서비스의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은 기존에 엔비디아가 협력하고 있는 지도 제작 업체 히어, 젠린 등과 달리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엔비디아는 종합적으로 자율주행차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고려해 SK텔레콤과 손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사장은 일본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대해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수 기대감을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달 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다녀온 일본 출장을 통해 큰 수확을 얻었고, 도시바 내부적으로도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SK하이닉스를 인수 대상자로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도시바 메모리는 도시바로부터 분리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다. 도시바는 지난달부터 이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2차 예비 입찰을 진행 중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그룹이 도시바 메모리 생산 거점인 미에 현 욧카이치 공장에 투자와 고용 지속을 약속하는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너제이=김재희 jetti@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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