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는 밥상 물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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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106%-오징어 45%-계란 43% 등 신선식품값 껑충… 3월 소비자물가 2.2% 올라… 4년 9개월만에 최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와 휘발유, 도시가스 등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뛴 영향이 컸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올랐다. 이는 2012년 6월(2.2%)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상반기(1∼6월) 내내 1% 미만의 상승폭을 보였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9월(1.3%) 1%대에 진입했다. 올해 1월 2.0%로 올라선 뒤로는 매월 2% 안팎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는 ‘밥상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가 1년 새 7.5%나 뛰며 전체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귤(106.5%) 등 과일류가 평균 15.7% 올랐고, 오징어(45.6%) 등 생선·조개류도 5.5% 상승했다.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이후 품귀 현상이 나타났던 달걀 가격 역시 1년 전보다 43.1%나 높았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과 도시가스비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경유(18.2%),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15.8%), 휘발유(12.4%) 등 자동차용 연료 가격이 모두 10% 이상 상승했다. 도시가스 요금과 주택 전세금도 각각 3.9%, 3.0% 올랐다.

우병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작년 초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지난해 대비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소비자물가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경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생활에 밀접한 상품들의 가격이 뛰면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비 침체는 기업의 생산·투자를 둔화시켜 가계소득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음에도 일부 생필품을 중심으로 물가만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더욱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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