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대학-스타트업 힘 합쳐야 ‘창업 시너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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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연구-스타트업의 경험… 장점 교류하는 문 적극 열어야

김성규·산업부
김성규·산업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업 붐’을 일으킬 전진기지로 대학을 주목하고 있다. 18일 ‘대학 중심 창업 붐 조성’ 방안을 담은 창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23일에는 최양희 장관이 학생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고려대를 직접 찾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정보기술(IT) 기기를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한 데다 최신 트렌드에도 민감한 대학생들의 창업을 돕는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일반적인 수준의 창업은 이미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이지만, 연구가 이뤄지는 대학에서 이뤄지는 창업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 확률이 높아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든다. 대학 중심 창업이 대학 구성원만의 것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였기 때문이다. 대학이 자기네 학생들만 챙기기보다는 연구능력을 바탕으로 대학 외부의 스타트업과도 교류할 수는 없을까.

 기자는 지난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덴마크공과대(DTU)를 방문했다. DTU가 운영하는 ‘사이언DTU’는 DTU 안에 있는 창업 허브인데, 덴마크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한국으로 치면 판교테크노밸리가 대학 안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은 꼭 DTU와 관련이 있는 기업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DTU로부터 장소와 장비를 임차해 쓰면서 대학 및 연구자들과 가까운 곳에서 서로 교류하고 있다. DTU 학생들을 위한 창업 지원은 ‘DTU 스카이랩’이라는 산하기관이 따로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가 세운 ‘파이빌(π-ville)’은 DTU 스카이랩과 비슷한 성격인데, 더 상급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언DTU처럼 외부 벤처기업과 대학을 잇는 기능은 없는 셈이다. 판교와 구로에는 큰 대학이 없다. 스타트업끼리 교류는 가능해도 대학 연구자들과 만나긴 힘들다.

 학생이 창업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험이 미숙해 한계도 분명하다. 반면 어느 정도 경험과 연륜을 쌓은 스타트업이 대학의 최신 연구와 만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대학과 외부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김성규·산업부 sunggyu@donga.com
#대학#스타트업#창업#연구#미래창조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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