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2020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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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美서 中업체 꺾고 만두 점유율 1위 여세 몰아

 CJ제일제당이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만두 제품을 내놓은 2010년 이전까지 만두는 미국에서 ‘싸구려 중국 냉동 음식’ 취급을 받고 있었다. 당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은 중국 완차이페리였다. CJ제일제당은 우선 만두를 건강한 아시안 푸드로 인식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미국인이 상대적으로 건강한 육류로 여기는 닭고기를 만두소로 택했다. 아시안 향신료 중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실란트로(고수)도 넣었다. 2010년 내놓은 ‘치킨 & 실란트로 미니 완탕’이 성공을 거뒀다. 6년 뒤인 지난해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 매출 1080억 원을 올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 됐다.

○ 만두로 러시아 독일 베트남 간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로 러시아, 독일,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 2020년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국내 매출(1950억 원)의 절반이 넘는 성공을 거둬 만두 제품의 해외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20일 인천 중구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이노베이션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CJ제일제당은 현재 진출해 있는 미국과 중국 시장을 넘어 2020년까지 최소 2000억 원을 투자해 ‘더 많은 국가’로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글로벌 만두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조7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매출순으로 완차이페리(7512억 원), 싼취안(6088억 원), 쓰녠(4615억 원) 등 중국 업체 3사와 아지노모토(3993억 원)라는 일본 기업에 이어 CJ제일제당(3265억 원)이 5위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이달 중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1위 만두업체 펠메니를 인수했다. 지난해 말 인수한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째에서도 비비고 만두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독일에서도 기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업체였던 마인프로스트를 통해 비비고 만두를 내놨다. 향후 일본, 동남아, 남미, 독립국가연합(CIS)까지도 수출을 확대하고 현지 업체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계획이다.

○ 현지화 고급화로 끊임없는 실험

 국내 만두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기준 점유율 40.3%를 기록하며 해태제과(17.7%), 동원F&B(12.3%) 등과 경쟁하고 있다.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이 해외로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도 한정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2013년만 해도 냉동만두 시장 1위는 해태의 ‘고향만두’였다. CJ제일제당의 ‘백설 군만두’는 3위에 머물렀다. 4년 만에 만두 시장이 급변한 데는 CJ제일제당의 실험이 주효했다. 당시 시중에 있던 냉동만두의 평균 무게는 약 13.5g이었다. CJ제일제당 연구개발(R&D)센터는 이를 키워 25g짜리와 35g짜리의 묵직한 만두를 개발했다. 한입에 들어가는 만두소 무게를 고려해 35g 제품으로 최종 결정했다. 속을 갈아서 만들던 기존 방식도 버리고 내용물이 씹힐 수 있도록 잘게 써는 방식을 택했다.

 향후 글로벌 현지화 과정에서도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만두피가 얇고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하며 ‘건강식’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도 현지에서 인기 있는 식재료인 배추와 옥수수를 만두소에 넣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은 “수년 전만 해도 글로벌 만두 시장이 이렇게 커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앞으로도 햇반과 김치, 고추장 등 ‘K푸드’ 확산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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