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58년만에 2년 연속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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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줄어 5000억 달러 달성 실패… 올해 油化 등 호조… 보호무역 넘어야

 지난해 한국 수출액이 5000억 달러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올해는 세계 교역이 활발해지고 유가가 올라 무역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수출 상황이 실제로 나아질지는 불투명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 전체 수출액이 전년보다 5.9% 감소한 4955억 달러(약 594조6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한국의 연간 수출 증감률은 2014년 2.4%에서 2015년 ―8.0%로 떨어진 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1957년(―14.5%) 1958년(―19.7%) 이후 58년 만에 처음이다.

 연간 수입액은 4057억 달러로 전년보다 7.1% 줄었다. 이로써 지난해 무역수지는 898억 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전년(903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교역이 줄어들고 저유가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것을 수출 부진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업계의 장기 파업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단종 사태도 부진의 늪에 빠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올해 수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올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2.9% 늘어난 5100억 달러, 수입은 7.2% 늘어난 4350억 달러로 무역수지 750억 달러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세계 경제가 개선돼 교역이 늘어나고 유가가 오르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부가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주요 교역국을 둘러싼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침을 밝혔고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금한령(禁韓令)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 경제 한파가 몰아치면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선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격화하면 당장 한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인천신항 수출부두를 찾아 “올해 수출을 통해 한국 경제가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수출#유가#산업통상자원부#유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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