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車 업계 결산]현대·기아차 침울… 폴크스바겐 리콜 흐지부지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12월 29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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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완성차업체들에게 2016년은 시련의 한 해였다. 내수 판매 유도를 위해 꺼내든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됨과 동시에 국내 자동차 시장은 움츠러들었고, 노동조합 파업으로 자동차 공급이 수월하지 못해 차량 출고에도 차질을 빚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한 때 80%가 넘었던 현대·기아자동차 내수 점유율은 올 들어 60%대로 급감한 것. 매년 사상 최대 판매대수를 경신하던 수입차업체들도 2016년에는 한 풀 꺾인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드러난 아우디`폴크스바겐 외에는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늘어 대조를 이뤘다.

○ 현대·기아차 정체에서 침체로

현대·기아차는 최악의 내수 부진을 겪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2000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국내 점유율(58.9%은 5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현대차는 아반떼·쏘나타 등 주력 모델이 예년만큼 팔리지 않아 무척 고전했다. 상대적으로 르노삼성자동차와 쉐보레의 동급 경쟁 신차 SM6와 말리부가 선전하면서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6세대 ‘그랜저 IG’
6세대 ‘그랜저 IG’

그나마 현대차는 11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 신차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형 그랜저가 사전 계약 첫날 1만5973대, 3주 동안 2만7491대를 기록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다. 실제로 11월 한 달 동안 7984대(신형 그랜저 4606대)가 판매되면서 현대차 세단 라인업 중 유일하게 선전을 기록했다.

○ ‘흐지부지’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국내에서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문제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차량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데 이어 올해는 국내 인증서류 조작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환경부가 지난 8월부터 아우디·폴크스바겐의 32개 차종에 대한 인증 취소 명령을 내리면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리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북미지역에서는 미국의 경우 해당 차주 1인당 최대 1만 달러(약 1200만 원)와 캐나다는 5950캐나다 달러(약 530만 원)를 보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구체적은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100만 원 상당의 자동차 수리 쿠폰 지급만 확정한 상태다.

○ 벤츠-BMW 뒤바뀐 운명

고공행진을 벌이던 수입차 판매도 다소 주춤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20만5162대가 국내 신규 등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수치다. 수입차 판매량 감소는 아우디·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태에 따른 인증 취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BMW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0.1% 줄면서 수입차 판매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수입업체 가운데는 메르세데스벤츠 분위기가 가장 좋았다. 벤츠는 올해 주력 모델 E클래스 재미를 톡톡히 봤다. 경쟁차인 BMW 5시리즈가 내년 초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어 예년에 비해 판매 상승폭이 크지 않았고, 아우디 A6는 하반기 판매가 중단돼 소비자들은 E클래스에 시선이 많이 갔다.

이에 힘입어 벤츠는 수입차 중 연간 판매 5만대 달성을 이룬 첫 브랜드가 됐다.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보다 66.3% 늘어난 5724대로, 올해 1~11월 누적 판매는 20.6% 증가한 5만718대를 기록한 것.

○ 디젤가고 하이브리드 뜨고

폴크스바겐그룹의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주목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친환경 모델 아이오닉과 니로를 각각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이들 차량은 20km/l 이상의 높은 연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오닉은 미국 환경보호청으로부터 경쟁 차종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연비가 뛰어나다는 인증을 받았다. 니로는 미국 대륙을 횡단하며 32.56km/L의 연비를 기록, 세계 기네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GM은 2세대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Bolt) 출시에 앞서 1회 충전 후 주행가능 거리 383km를 최근 인증 받았다. 내년 초부터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미국의 테슬라도 국내 진출을 가시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 테슬라는 스타필드 하남 전시장에 이어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매장 개장을 앞두고 있다.

○ 삼성전자, 美 하만 인수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 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자동차 업계에 손을 뻗었다. 삼성은 이번 인수를 위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역사상 가장 큰 액수인 80억 달러(약 9조3600억 원)를 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장사업부를 출범시킨 이후 관련 분야 진출을 추진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검토하는 등 해외 자동차부품업체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단계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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