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美 금리인상에…소비심리지수 꽁꽁, 금융위기 후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7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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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탄핵 정국에 따른 국내 정치 불안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물가와 금리가 오르는 반면 집값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소비심리 위축이 내년에 본격적인 '소비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12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전달(95.8)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4월(94.2) 이후 7년 8개월 만에 가장 낮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달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하고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등이 겹쳤다. 이 영향 등으로 11월부터 하락세를 그린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주저앉은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한 55로 집계됐다. 2009년 3월(34) 이후 7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6개월 전보다 경기가 나빠졌다고 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도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진 89로 1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특히 이달 들어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97로 전달보다 10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3년 2월(95)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1년 후 집값이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1년 후의 물가와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물가수준전망' 지수(141)와 '금리수준전망' 지수(124)는 일제히 올랐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과 각종 부동산 규제, 공급 과잉 우려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에 대한 소비자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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