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산금리 멋대로 못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은행들 가산금리 많이 올린뒤 일부 금리 깎아주는 ‘꼼수’ 의혹
은행연합회, 산정체계 손질하기로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지나치게 높인 뒤 일부 깎아주는 식의 ‘꼼수 금리’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산정기준을 손질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을 정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은 각 은행이 금리를 산정할 때 쓰는 기준으로 2012년 만들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금융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의 기준금리에 은행 자체적으로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부터 줄줄이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고정금리 상품인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연 2%대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최근 연 5%대 상품까지 등장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은 금융채, 코픽스 등 기준금리가 상승했으니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각 은행의 대출금리 체계를 살펴본 금융감독원은 가산금리 산정 방식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얼마의 수익을 얻을지를 반영한 목표이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은행들이 목표이익률을 높게 잡으면 가산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이 목표이익률을 다소 높게 잡았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려놓고 가감조정금리(감면금리)를 조정하는 식으로 실제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체한 게 아닌지 금융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홈페이지 등에 올라온 수치와 실제 대출금리에 차이가 있다. 소비자가격을 높게 매겨놓고 할인 폭을 크게 해 제품을 파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날 김영기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은행연합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이런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제각각인 대출금리 공시 체계도 개편할 방침이다. 은행마다 홈페이지에 최고 금리만 공개하는 등 기준이 달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가산금리#은행#금리#은행연합회#산정체계#기준금리#우대금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