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양날개 3분기 펄펄 날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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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영업익 233% 늘어… 메르스로 줄었던 中탑승객 급증
저비용항공사들도 실적 좋아져… 中당국 저가 여행제재에 촉각

 
여름휴가와 방학을 끼고 있어 항공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7∼9월).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펄펄 날았다.

 7일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1조5554억 원, 영업이익 151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9.4%, 영업이익은 233%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526억 원을 기록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영업 호조와 연료유류비 절감으로 수익성이 크게 늘었다”며 “원화 강세와 추석 연휴 효과, 유가 하락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여행을 미룬 대기 수요가 올여름에 한꺼번에 몰린 것도 호실적의 이유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염병 사태로 줄었던 중국, 일본 등 중단거리 입국 관광객이 올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도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4476억 원)을 올리며 활짝 웃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34.9% 늘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항공사들도 만족스러운 3분기 실적을 거둔 분위기다.

 문제는 다가올 4분기(10∼12월)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불합리한 저가 여행을 근절하겠다”며 각 성, 직할시, 자치구 산하 여유국에 저가 해외여행 근절 지시를 내렸다. 일부 여행사가 저가 해외여행을 미끼로 관광객들에게 지나친 쇼핑을 강권하는 등의 폐해가 늘어나자 제재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우회적 압박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중국 정부의 조치가 4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한국과 중국의 여행사와 연계해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위한 부정기편이나 전세기를 수시로 운항하고 있다. 한 국내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보통 한 주에 부정기편을 10여 편 운행하고, 극성수기에는 주당 30편을 넘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중단거리 노선은 중국과 일본 노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단체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항공업계는 일단 추이를 관찰하는 분위기다. 국내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단체 여행객들이 갑자기 예약을 무더기로 취소하거나 전세기 계약이 끊기는 등의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동남아 확장 등 노선 다양화를 통해 수익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어 ‘중국 리스크’의 영향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lcc#아시아나항공#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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